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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성공을 위하여 필요하다면 어떤 조직도 개혁하고, 어떤 방법도 폐기하고, 어떤 이론도 포기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

그래선지 5년 전 노무현 정권의 등장은 급격한 세대교체의 충격을 가져왔다. 정치권의 이단아였던 노 대통령이 기적처럼 대권을 거머쥔 자체가 젊은 층의 열화같은 지지 덕분이었다. 이렇다보니 집권세력은 대대적 물갈이를 해 나갔다.

노 정권의 실질적인 대주주는 30대, 대학으로는 80학번 이후의 386세대였다. 청와대 비서실은 서로를 형 동생으로 부르는 운동권 출신 386이 차지해 나이 들고 경험 많은 관료출신들은 겉돌아야 했다.

정권이 바뀌면 그 영향권에 있는 정부나 공기업은 물론 일반기업에도 인적 쇄신의 도미노가 뒤따르는 게 우리 사회의 관행이다. 하지만 능력이 부족한 탓으로 노 정권은 실패했다.

이를 확인한 이명박 정부의 탄생은 집권세력의 이념적 교체 못지않게 세대교체라는 큰 틀을 각별히 새겨볼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은 40대, 70년대 학번인 475세대라는 사실부터가 그렇다. 두 정권의 대통령직 인수위원의 평균 나이를 비교해 보아도 이명박 정부는 평균 56세로, 노무현 정부의 50세보다 6세가 많다. 역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셈이다. 이 당선인의 측근 인사들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이명박 새 정부는 구질서와 결별하고 경제 살리기는 물론, 공무원 수를 줄여야 한다.

한데 다행히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현행 18개 정부부처를 12~15개로 줄이는 정부조직개편을 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그러나 정작 공무원 수는 ‘공직사회의 안정을 위해’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해 실망스럽다.

작은 정부를 하겠다던 노무현 정부가 국가 및 지방공무원을 2개 군 인구에 해당하는 9만 6,000명이나 늘려놓았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신인은 2006년12월 언론 인터뷰에서 “노 정부 들어 공무원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기업에 대한 규제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공무원에게 드는 추가인건비 5조원 보다 그 사람들이(민간에) 간섭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수십조 원이 더 걱정이다”고 했다.

노 정부 들어 국민세금에서 나가는 공무원 인건비만도 2003년 16조8,000억 원에서 2008년 23조4,000억 원으로 6조6,000억 원이나 늘었다. 이 당선인은 지나치게 많고 악성인 규제들이 경제 활성화 및 민생개선의 심각한 걸림돌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고로 규제개혁을 거듭 약속하고 있다.

규제완화는 ‘작은 정부’ 실현과 표리 관계다. 규제를 대폭 걷어내면서도 공무원 수는 줄이지 않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일부 규제업무 담당 공무원을 ‘도우미’ 역할로 전환한다 하더라도, 노 정부가 크게 늘린 공무원 수를 그대로 동결하는 것은 이 당선인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어긋난다.

더구나 모든 여건이 우리보다 낮지만 공무원 수를 줄이는 일본을 보면서도 미숙한 노 정권이 공무원 수를 늘렸기에, 많은 국민은 이 당선인이 ‘큰 정부’가 아니라 ‘작은 정부’를 실현함으로써 인적으로나 물적으로 민간부문의 활력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믿고 있다.

‘작은 정부’의 요체는 규제 대신 자율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인적 슬림화다. 세계 선진국들이 모두 이 방향으로 바삐 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나라도 이 당선인측이 밝혀온 대로 규제를 줄이고 정부 기능 및 조직을 개편하면 인력 소요를 크게 감축할 수 있다. 대선공약인 ‘정부예산의 10% 감축’을 위해서도 인수위는 공무원 감축안을 마련해야 한다.

고운석 <한국복지문학예술인협회 회장.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