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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개나리로 시작되고 가을은 국화로 끝난다’는 말이 있다.

3월이 저물 때까지 무거운 외투를 벗지 못하는 무딘 감성을 일깨워 준 고마운 꽃이 바로 개나리다. 그래서 ‘영춘화(迎春花)’라는 애칭이 붙었다. 또 별을 닮아 별꽃이라고도 부른다.

수입종이 아니라 순수한 토종꽃 개나리는 물푸레나뭇과의 낙엽 관목으로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운다. 겨우내 저장된 수액으로 피어난 꽃이어서 우리 몸에 이롭다.

꽃은 활짝 피기 전 봉오리를 딴다. 흐르는 물에 헹군 뒤 물기를 없애고 열 송이를 꽃이 비치는 유리 주전자에 넣는다. 뜨거운 물을 100cc 붓고 1분쯤 기다리면 노란 색과 풋풋한 봄 향기가 찻잔 속에서 피어난다.

꽃차를 오랫동안 즐기고 싶으면 꽃가지를 잘라와 한 송이씩 떼어내 햇살이 드는 거실에 종이를 깔고 3일 정도 말린 뒤 소독한 유리병에 습기제거제와 함께 넣어 냉장실에 보관한다. 말린 꽃으로 차를 만들 때는 꽃 15송이를 찻주전자에 넣고 뜨거운 물 100cc를 부어 1분 정도 우리면 된다. 첫 잔은 꽃 맛을 즐기고 두 번째 잔에는 녹차 1티스푼을 넣어 우러내면 쌉싸름한 녹차 맛과 개나리꽃 향이 썩 잘 어울리는 퓨전차가 된다.

또 소독한 유리병에 꽃 한 켜 설탕 한 켜로 재워뒀다 10일쯤 지나 열어보면 꽃 시럽이 된다. 시럽 2스푼을 찻잔에 담고 끓인 물을 한 김 날린 후 100cc 정도를 부어 1분간 우린다. 가슴까지 따뜻한 차가 된다.

꽃을 넉넉하게 구할 수 있다면 봄꽃 술을 빚어 보는 것도 좋다. 소주 한 병에 꽃 30송이를 넣어 1시간 정도 뒀다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마셔보길. ‘희망’이라는 꽃말을 지닌 개나리 꽃향기가 두 사람의 사랑을 더욱 환하게 만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