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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는 끝났다. 무소속 3명이 있지만 어차피 호남은 또다시 민주당 일색이 되었다. 그리고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은 81석의 소수야당이 되었다. 오랜 지역차별을 온몸으로 느껴온 우리로서는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호남의 정치는 주민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없었다. 중앙정부에 줄을 대어 자기들 하고 싶은 일만 하면 되었고 선거때가 되어 공천만 받으면 언제든지 당선되었으니까.

그러나 그동안 참여정부에서 추진해왔던 지역의 숙원사업은 어떻게 될까? 문화수도 조성사업을 계승발전시키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들도 인수위를 거치면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를 폐지하려다 시민들의 궐기대회로 겨우 존치할 수 있었는데, 소수야당인 민주당이 과연 문화수도 조성사업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을까?

아마 버거울 것이다. 노무현 당선자가 ‘문화수도’를 약속하면서 추진된 사업이기 때문에 호남 퍼주기라 비난했던 한나라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한 이상, 졸속입안된 종합계획 사업예산은 물론 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이나 아시아문화개발원, 도시리모델링 등 광주를 살찌우는 보다 성숙한 사업들의 추진도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문화수도 조성사업을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시민과 함께 하는 것이다. 이는 이미 지난 2월 대통령직 인수위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를 폐지하려 했을 때 시민들의 궐기대회로 지켜낸 것이 증명하고 있다.

문화수도 조성사업은 국책사업이긴 하나 그 시행주체는 어디까지나 광주시다. 그러므로 광주시가 시민의 지혜를 모아 구체적인 실시계획을 세워나간다면, 민심이 천심인데 어쩔 것인가, 사업추진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다.

더욱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에는 제1장 총칙의 제4조에 “광주광역시장은 자율과 합의에 따라 시민사회협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강제하고 있다. 또한 “실시계획심의위원회 내에 시민사회협약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시민사회협약의 실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연차별 실시계획에 반영하여 추진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리고 “시민사회협약의 체결당사자, 체결방법 및 시민사회협약위원회의 구성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조례로 정”하고, 종합계획은 조성위원회가 수립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결국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은, 시민사회협약위원회를 구성하여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광주광역시장과 시민사회협약위원회가 시민사회협약을 체결하여, 협약내용을 실시계획심의위원회의 연차별 실시계획에 반영하여 추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광주시는 지금이라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여 가능한 한 많은 시민과 문화관련 단체, 전문가가 참여하는 100여 명의 시민사회협약위원회를 구성하여 매년 시민사회협약을 만들어야 한다.

시민사회협약위원회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하여 주요 조성사업 분야별 분과위원회(10개)를 두어, 이 분과위원회에서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하고 이를 시민사회협약위원회에서 의결함으로써 연차별 실시계획(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특별법에 따라 종합계획과 실시계획에 대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주민참여를 높이기 위해 시민사회협약위원회의 회의소집과 동시에 문화도시학교를 운영함으로써 민관협치체계를 갖춘다면 문화수도 조성사업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김상집 < 참여자치21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