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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의 불공정 사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국내 11개 보험사 및 9개 은행의 방카슈랑스 운영실태를 점검한 결과 ▶대출고객을 상대로 한 구속성 보험(일명 꺾기) ▶무자격 직원의 보험모집 ▶계약조건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불완전 판매 등의 불공정 행위가 적발된바 있다.

특히 은행들이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대출고객에게 보험가입을 종용하거나 전산비용 등을 보험사에 떠넘기는 등 불공정 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올 4월 이 제도를 추가도입 하겠다고 하는 것은 정책의 실효성이 희박하다.

■ 도입 명분과 현실

방카슈랑스는 소비자의 편익과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키운다는 명분으로 지난 2003년 8월 도입됐다. 사실상 시기상조라는 반대에도 불구, 위와 같은 논리로 정책당국에 의해 무리하게 도입됐다. 그러나 시행 1년을 뒤돌아보면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악화를 구축 됐음이 입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금이 부족해서 대출을 받는 고객에게 보험가입을 강요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가입했다는 대출자의 푸념이 언론에서 수없이 소개되고 있다. 또한 방카슈랑스 도입으로 보험료가 인하돼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인하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로서 보험사는 설계사에 지급하는 1.45%보다 높은 1.82%에서 2.18%의 수수료를 은행에 지급하고 있다. 혼신의 노력으로 모집하는 경제적 약자인 설계사보다 우월적 지위를 가진 은행에 더 많은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경제 원리이다. 책상에서 받은 보험과 발로 뒤는 보험에서 현저한 차이는 뭔가 한참 잘못됐다.

■ 원수사 도산이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

추가도입으로, 보험산업의 위축에 따른, 복지국가의 건설이라는 정부정책에 반하는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 특히 29-30만명의 설계사와 대리점 조직이 15만명 이하로 감소될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고 보면 고용증대라는 참여정부의 정책기조와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또한 설계사 뿐 아니라 와 보험회사 내근직원의 대량실직이 발생하고, 중소 보험회사의 연쇄도산으로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등 경제대란으로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많다. 오히려 지금의 수수료 지급률을 은행과 설계사와 동등하게 조정해야 한다. 발로 뛰는 설계사와 책상에서 받은 보험의 수수료를 같이 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하면 수수료율에 대해 은행에게 적게 지불하거나 아니면 보험설계사의 수수료를 높여야 된다는 것이다.

■ 추가도입은 고소득자만 배불려

가까운 일본은 방카슈랑스 추가개방을 오는 2007년 이후에 논의하기로 하고 연기를 결정했으며,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들은 방카슈랑스 도입을 금융산업의 발전단계에 따라 16년이나 20년에 걸쳐 서서히 시행해 연착륙에 성공한 사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항상 대한민국의 정책은 번개에 콩 꿔 먹는 식이다. 만약 또 검토 없이 서둘러 추가 도입된다면 보험 원수사의 흥망성쇠 이전에, 은행, 우체국, 농협 등에서 실시하는 방카슈랑스 때문에 전국의 약 45만 명에서 30여만 명으로 줄어든, 수많은 보험 종사자의 반 이상이 거리에 내 몰리게 될 지경이며, 반면 은행원 등 고소득자만 배불리는 현상으로, 보험설계사와 종사원들의 대단한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관계부처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글 =ⓒ최재승(편집 겸 발행인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