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낮말은 네티즌이 듣고 밤 말은 누리꾼이 듣는다.

최근 사이버 세상에 이런 말이 유행하고 있다. 정치인·학자·언론인·연예인 등이 쏟아낸 각종 발언이 네티즌 수사대에 의해 전부 검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국정원은 물론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하는 미국 CSI보다 수사능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마저 나올 정도다.

실제로 ID '폐인’이라고 하는 한 네티즌이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섹션에서 ‘손숙미, 논문 표절은 너를 두고 하는 말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손 의원이 1998년 논문에 사용된 자료를 2004년에 그대로 쓰면서 별도의 조사를 한 것처럼 허위로 밝혔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 것. 논문의 토대가 된 조사가 실제로 행해진 적이 없다면 논문 전체의 신뢰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기존 언론도 감시 대상

네티즌 수사대의 활약은 경찰도 머쓱하게 만들었다. 사상 최대 거리 행진이 펼쳐진 ‘6·10 촛불 대행진’의 참가자 수를 경찰이 8만 명에 불과하다고 발표하자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과 디시인사이드의 네티즌들이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해 반박했다.

이날 촛불의 광원을 인식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계산한 결과 촛불은 모두 21만4000개였다며 2∼3명당 촛불 한 개씩을 들고 있었다고 치면 최소 40만∼60만 명이 행진에 참가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사진전문가들은 상당히 과학적 근거가 있다며 네티즌의 수사능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감시의 주체였던 기존 언론도 네티즌 수사대의 감시 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인터넷 검색이라는 ‘초강력’ 무기를 동원해 언론의 말 바꾸기를 조목조목 찾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사안을 가지고도 시기와 정권에 따라 다른 주장을 펴는 기사를 모은 게시물을 올리는 가하면, 언론의 왜곡 보도를 제보 받는 사이트에도 네티즌의 클릭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인터넷이 잘못된 정보와 허무맹랑한 주장을 양산하기도 한다며 이런 네티즌 수사대의 활약을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지나칠 경우 ‘시위 여대생이 사망했다’ 등의 허위 정보가 버젓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일이 생긴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일부 정치인이 ‘인터넷은 독’이라고 하지만 인터넷이 거짓말을 못하게 만드는 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것 같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출처=메트로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