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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헌절 60주년을 맞아 정치권이 개헌을 읊조리고 있다. 여야 모두 ‘87년 체제’의 극복을 다짐하고 있다. 과연 그런가?

4.13호헌조치로 촉발된 6월항쟁의 목표는 ‘직선제 개헌’이었다.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을 체육관에 모아놓고 전두환이가 다시 대통령이 되어 장기집권하려 하자, 국민의 손으로 직접 대통령을 뽑자며 온 국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리하여 오늘날의 대의민주주의가 갖추어졌는데 이제와 왜 이를 극복해야 할까?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국민들은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선거전과 선거후에 얼마나 영악스럽게 달라지는지를 지겹게 보아야만 했다. IMF로 여야가 달라졌지만 갈수록 빈부격차는 심화되었고,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정부는 없었다. 특히나 참여정부는 미국과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 미군기지 이전 등에서 국민을 속이고도 공권력을 이용하여 국민을 방패로 쳐죽였을 뿐 아니라, 정당한 요구조차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노골적으로 국민을 무시하였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 대한 실망은 대선과 총선에서 현 여당의 압승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제를 살리겠습니다’ 던 이명박정부는 아예 국민의 생명과 안전까지도 무시하고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수입을 강행하고 있다. ㅇ교시 수업과 영어몰입교육, 한반도 대운하, 민영화, 언론장악 음모, 대북정책과 독도사건 등 국민의 의사를 무시할 뿐 아니라 말바꾸기와 거짓말을 서슴지 않는 모습에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선출직에 국정을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하여 촛불소녀는 헌법 제1조를 들고 나왔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이명박탄핵과 국민소환을 외치고 있다. 국민의 대표가 대표로 선출되는 순간 국민을 배반하는 대의정치를 민주주의라고 보지 않은 것이다.

촛불은 광우병에서 출발했지만 국민들은 광장을 통해 다양한 의제들을 소통하고 주장해왔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이러한 다양한 의제들을 끌어안을 수는 없다. 도리어 광우병만으로 묶는다는 것이 오히려 국민들의 자유로운 주장과 소통을 억제시키는 역작용도 있었다.

광우병 국민대책위가 전국회의를 통해 촛불의 진로를 결정하려 했지만 광우병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제들을 결합할 것인지, 아니면 전체 의제를 다 끌어안고 가야할지 결론을 낼 수 없었다. 다양한 의제들을 끌어안으면서도 촛불이 주장한 헌법제1조를 살리려면 직접민주주의를 담아내야 한다. 이명박탄핵, 국민소환, 국민투표 등은 모두 개헌을 필요로 한다. 개헌을 하게 되면 제7공화국이다.

2012년에는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함께 있다. 국회의원 선거가 먼저 있으니 총선에서 제7공화국 운동의 사람들이 3분의 2의 의석을 차지하여 제7공화국을 우리 손으로 만들자. 그리고 6개월 후에 대통령 선거도 있으니 총선 분위기로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대통령도 만들어 내자.

촛불집회는 대의민주주의를 거부하고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대안을 모색하는 절박한 국민행동이다. 광우병, 대운하, 민영화, 교육, 대북정책, 공영방송 등 하나하나마다 중요하지 않는 의제들이 없다. 이 모든 의제마다 국민의 소리를 전하는 촛불을 들 수 있는 큰 틀! 이것이 제7공화국 운동이다.

김상집 <참여자치21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