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두 달여 동안 촛불시위로 시위대와 전경들이 수백 명이 넘게 부상자가 발생했고, 전경수송버스는 170여대가 파손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청 앞 광장의 잔디는 뭉개질 대로 뭉개지고, 주변상인들은 생계에 위협을 느낀다는 불만이 태산 같다고 한다. 그리고 일반시민들은 생활상의 교통이 불편하다는 짜증을 내고 있다고 한다.

세상사의 문제들은 무엇이나 원인이 있기에 결과가 있게 되는 것이 불문의 진리이다. 그리고 똑같은 행위를 하더라도 A의 행위는 법의 제재를 받게 되고, B의 행위는 정당방위와 자구행위가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기에 법이 존재하고 법의 세계에서는 행위자의 행위가 어떤 상황에서 일어났느냐에 따라 법의 평가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시위대의 행동이 평화적이고, 정당하기만 했다면 경찰의 과잉 공권력이 가해졌을 것인가? 만일 촛불시위가 처음과 끝이 법에 저촉될 일이 전혀 없었다면 경찰의 공권력 행사는 힘의 남용으로 법적 처벌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공공질서와 치안유지를 위한 공권력의 행사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즉 공(公)을 위해 행사하는 것과 사(私)를 위해 행사하는 것은 법의 심판이 달리 적용되는 것이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 시위가 두 달 이상이나 계속되는 동안 재산적 피해와 부상자들이 수백 명이나 발생한 것에 대한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시위주도단체와 시위대는 처음부터 경찰의 공권력행사를 민주경찰의 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측에서는 국민의 안전과 평온한 일상생활과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하고 있다.

어느 쪽의 주장이 옳은가의 판단은 법의 심판이 있게 될 것이다. 생각하온데 촛불의 의미는 경건하고 성스러운 마음으로 염원을 뜻하는 것이기에 결혼식이나 생일잔치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점촉이 아닌가 생각된다. 촛불시위의 참 목적이 국민의 건강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애국심에서 시작되지 않았는가?

그런데 각목과 쇠파이프와 망치 등이 등장하고 전경버스를 파손하고 전경을 폭행하며, 차도를 점거하고 정권퇴진을 요구하는 무질서한 행동은 애국심의 발로라고는 볼 수 없다. 이에 맞선 경찰력의 대응도 물대포를 쏘아 시위대에 상처를 주었다면 그 또한 바람직한 공권력의 방법이라고는 볼 수 없다.

문제는 어느 쪽에서 먼저 위법행위를 했느냐는 것이다. 만일 경찰들의 진압과정이 촛불 시위대의 행동이 평화적이었는데도, 무력으로 과잉진압이 되었다면 경찰 수뇌부는 마땅히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반면 시위대가 과열 행동으로 경찰의 치안 업무를 방해했다면 법적, 경제적, 사회적 책임을 추궁 받아야 할 것이다.

미국산 소고기는 우리 국민이 아직 시식도 하기 전이다. 이를 반대하는 시위에서 청와대를 진입하려 한다든가, 대통령의 퇴진을 구호로 외치는 것은 애국적 행위가 될 수 없다. 진정으로 애국하는 마음이 있다면, 시민들의 생활 교통을 어렵게 하거나,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공공물의 파손은 삼가야 할 것이다. 잘잘못의 결정은 법이 할 일이지만, 질서나 치안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차라리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는 것이 애국심의 발로가 아닌가 생각된다.

서길웅 <서강 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