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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홍콩을 거쳐 심천(深圳)에 갔다. 전에는 홍콩이 심천을 먹여 살렸다면 지금은 심천이 홍콩을 먹여 살리는 도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천이 20년 전만 하더라도 인구 몇 만명에 불과하였는데, 지금은 800만명에 숲이 우거진 깨끗한 도시로 변하였다.

심천박물관에 가보면 1998년부터 급속도로 발전하는 모습과 2006년 1만불, 금년 1만 4천불 시대에 이른다고 했다. 중국은 가난한 지역도 있지만, 북경올림픽으로 선진강대국으로 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반대론자들도 많다. 올림픽은 개최국에 엄청난 경제 효과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올림픽을 치른 후 불황으로 시달린 나라들이 더 많았다.

올림픽 전에는 경기장 시설 건립과 기반시설 마련에 들어가는 막대한 투자로 호황을 누리는 반면,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갑자기 투자가 급격히 줄어 경기가 장기간 침체 속으로 빠져든다는 것이다.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은 올림픽을 치르는 데 들어간 돈이 당초 예상의 20배를 넘어 빚더미에 올라앉았으며, 1988년 우리나라도 올림픽 특수로 호황을 누렸지만, IMF를 겪어야 했다.

2000년 호주 시드니도 올림픽 이전 7년 동안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투자가 급격히 줄고 부동산 시장이 폭락하였고, 2004년 아테네도 10년 동안 갚아야 할 막대한 빚을 남겼다. 북경올림픽을 인문 올림픽이라 한다.

북경 올림픽 마크를 보면 人+文+京이 합쳐진 글자다. 책임자 장예모(張藝謨)는 결국 개막식 첫 장면에 공자의 논어(論語) 첫 구절을 삽입했다.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니 어찌 즐겁지 않으랴(有朋自遠方來不亦樂乎). 2005년 정화(鄭和) 원정 600주기를 맞아서는 콜럼버스보다 앞서 대항해에 나섰던 정화야말로 바다의 진정한 주인공이라는 새로운 견해를 제기했다.

북경올림픽 개막식에서 대규모 노젓기 장면을 연출한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비쳐진다. 한중간에 수교한 이래 16년간 우리는 중국을 너무나 얕잡아 보다가, 이제 큰일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에 돌아다니면서 “이런데서 어떻게 사느냐, 100불만 있으면 몇 달을 살 수 있느냐” 둥 빈정대는 말을 자주 했다. 초청이란 쉽지 않는데도 얼마든지 초청해준다는 등 중국에 살고 있는 동포들에게 상처를 많이 준 것도 사실이다.

그런가하면 백두산이나 장군총에 올라가 태극기를 꽂고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가 등 하나 둘이 아니다. 중국은 어마어마한 것을 만들어 내는 나라다다. 만리장성, 경항대운하, 자금성, 이화원 등 수없이 만들어지는 인공적인 것과 장가계, 계림, 황산, 구채구 등 인공을 가미하여 상상하기 어려운 관광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국가적 전략에서 중국 탐구가 시급하다. 일본에선 제국중국(帝國中國)에 대비한 전략논의가 오래 전 시작됐다. 눈앞의 작은 성취에 빠질 일이 아니다. 전략이 없으면 오늘의 이득이 훗날 손실로 돌아오고 만다. 광동성(廣東省)은 중국 남부 최대 경제권으로 전 세계 컴퓨터의 50%를 조립 생산할 정도로 중국 최대의 제조기지다.

어떤 종류의 물건이건, 수량에 관계없이 중국 업체들에 주문하면 100% 납기를 지킨다. 중국기업의 신용은 이제 국제수준이다. 한국은 주문을 해도 소화를 못하며, 노사분규에 협력업체들과 손발도 안 맞아 납기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국에는 무궁무진한 자원이 있다. 지하자원은 말할 것도 없이 수많은 관광자원이 있다.

관광자원이 많다는 것은 외국인 유치와 투자유치가 수월하다. 투자가는 여행 다니면서 사업을 구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중국을 무시하는 동안 경제대국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냄비 근성보다는 꾸준히 연구하고, 따지고 들어가는 자세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노사화합의 정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중국이 그 동안 발전하지 못한 것은 사회주의 체제에서 국민 대다수가 못 사는 나라로 변하여, 우리가 중국을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자본주의로 변하고 있는 이상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려 중국과 공동으로 나아갈 것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본다.

姜元求 <동신대 초빙교수. 한중문화교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