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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하고픈 현대도시 | | | 입력시간 : 2008. 08.27. 00:00 |   |
현대 사회의 도시생활은 너무도 삭막하기만 하다. 시멘트 혁명으로 한 줌의 흙도 볼 수 없는 곳이 도시이다. 지면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덮여 있고, 지상은 아파트 숲을 이루고 있기에, 도시 사람들은 땅과 하늘을 보지 못하고 산다.
그리고 우중충하고 불투명한 공해와 스모그에 찌든 공간뿐이며, 샘과 개천은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시멘트 덩어리로 복개(覆蓋)되고, 생명수의 물은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는 상수도로 대체된 것이 오늘날의 도시 환경이다.
이러한 도시 공간에서는 자연과 생태계만이 죽어가는 것이 아니고, 사람들의 육신은 물론 정신까지도 시들고 있기에 각종 범죄와 사회문제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이후부터 아파트 문화가 급속도로 발달하여 아파트 도시를 만들고 있다. 그러기에 아파트 공화국이란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이러한 도시환경에 중독된 현대인들의 꿈은 무엇일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더 넓고, 더 화려한 아파트를 소유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파트의 공간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박스 형태의 구조로 수십 층이 넘는 인조석의 덩어리가 철문과 옹벽으로 굳게 다친 각각의 세대들은 인간의 아름다운 정서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인간의 정신마저도 박스 형태로 바꾸어 놓고 있으며, 획일화가 되고, 기계화가 되고, 비인간화의 원천을 도시의 인위적 환경들이 만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특히나 고층에 사는 아이들과 노인들의 고충은 클 수 밖에 없다. 흙 한줌 접할 수 없으며, 겨우 놀이터에나 가야 모래더미가 고작이지만, 이것도 오르내리기가 귀찮아 자기 방에서 컴퓨터 놀이나 하는 것이 도시아이들의 일반적인 생활이다.
반면 노인들의 생활은 어색하기만 하다. 시골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그들이 도시에 사는 자식을 따라 살고 있지만, 몸만 있을 뿐, 마음은 예전에 살던 시골에 가 있는 것이다. 아파트의 구조나 분위기가 나이 든 노인들에게는 답답할 뿐만 아니라, 이웃과의 왕래가 없기에 가택연금과도 같은 생활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나 노약자들이나 어린이들에게는 정신적인 고뇌를 가열케 하는 구조물이 되고 있는 것이 도시의 환경이다.
이러한 도시공간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은 뇌의 알맹이가 채워질 수 없는 현실이다. 다행히 대도시 주변에 자연체험학습장이 만들어져 아이들의 정서를 순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시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토록 현대사회의 도시의 역할과 기능은 인간의 정신의 파괴를 가장 많이 나타내고 있는 곳이 된다. 문명학자 루이스 멈포드(Lewis Mumford)는 그 저서 ‘역사 속의 도시’에서 도시의 기원과 기능은 불분명하다고 정의하고 있지만, 그것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다.
아테네와 바벨론과 같은 고대도시나 뉴욕이나 동경 그리고 서울과 같은 현대 도시의 양상은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고대도시가 주는 인간의 정신문화는 약탈성이나 비인간성과 고립성을 주지 않았지만 현대도시의 정신문화는 야박하고, 경직되고, 고립성과 탈출하고자 하는 고민을 주고 있는 기형적인 삶의 마당이 되고 있다. 흙을 밟고, 숲의 내음 속에서 옹벽이 살라지는 도시공간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간절할 뿐이다.
서길웅 <서강전문학교 학장>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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