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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 ‘3若’ 망령에 추석 닥쳐 | | | 입력시간 : 2008. 09.05. 00:01 |   |
돈은 절대적인 힘을 가진다. 그와 동시에 평등의 이치이기도 하다. 돈이 가지는 위대한 힘은 바로 그것이다. 빈곤은 인간에게 불명예는 아니지만 지독하게 불편한 것이다.
그런데 서민가계 ‘주름살’인 추석 물가가 ‘하늘을 뚫었다’ 광주 남구 봉선동 주부 김애란씨는 올 차례상 비용으로 20만원 정도를 예상하고 모 대형마트를 찾았다. 하지만 배, 사과 등 몇가지만 사도 가격이 10만 원을 훌쩍 넘자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김씨는 “이렇게까지 물가가 많이 올랐는지 정말로 몰랐다”며 “금년 추석은 정말 검소하게 지내야 할 판이다”고 한숨 지었다. 서민들의 고통은 알바 아니라는 듯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값 급등의 영향이라지만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다.
광주·전남 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에 비해 6%대까지 치솟았다. 8월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3%까지 급등했다. 1998년 11월 광주 7.4%, 전남 8.2% 이후 10년 만의 일로 ‘물가 폭탄’ 수준이다. 물가를 강하게 압박하는 것은 환율, 유가, 추석 3가지 요인이다. 달러당 1천 90원대에 다시 육박하고 있는 원 1달러 환율이 최대 위험 요소다.
환율이 올라가면 외국에서 수입하는 물품의 가격이 상승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추석이 성큼 다가오면서 제수용품을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올라가면서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농협유통에 따르면 올 추석 제사상 준비에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평균 18만 1천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추석보다 8.9% 오른 것이다. 여기에다 가정용 가스료가 하반기에 25%가 오르고 전기료도 5% 가까이 오를 것이라고 한다. 물가 상승에 직접적 원인이 된 수입물가는 지난달 50%가까이 올라 10여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을 것으로 한국은행이 예상한게 얼마전인데 6%대를 이미 넘고 있는 판이다.
반면 상반기 취업자는 지난해 6월에 비해 15만 명도 증가하지 않았다. 정부가 최근 하향 조정한 취업자 증가폭 예상치인 20만 명에 훨씬 못 미치는 실적이다. 여기에다 단기에 끝날성 싶지 않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경제전망을 흐리게 한다. 궂이 수은주처럼 치솟은 고통지수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물가 상승과 내수 침체로 저소득 서민층, 영세자영업자, 중소기업이 받은 고통은 일상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문제는 서민생활 지원에 역점을 두겠다고 정책기조를 전환했지만 심화하는 위기상황에 견주면 미온적이고 대증적이다. 기획재정부는 물가에 큰 영향을 끼치는 주요 품목에 대해서는 직접 관리하겠다고 한다. 이런식의 접근이 물가 안정에 기여를 못한다는 것은 ‘52개 생필품’이 다른 품목보다 더 가파르게 오른데서 드러난다.
유가와 환율이 지금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상반기에 누적된 물가 상승 요인이 한동안 물가를 계속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서민생활이 외환위기 때 이상으로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책기조를 성장에서 안정으로 확실히 전환하고, 유동성 관리와 재정 긴축에 나서야 한다. 한계상황에 처한 저소득층 서민층을 위해 선제적으로 복지정책을 펴야 할 때다. 함에도 기획재정부는 내년 예산편성 지침에서 복지 지출을 줄일 방침을 밝혔다.
최근 집계한 내년도 예산 요구안을 보면, 복지관련지출은 그동안의 두자릿수 증가에서 한자릿수로 줄었다. 정부는 또 올해 귀속분부터 법인세를 내리는 법안을 국회에 냈다. 이로 비롯된 세수 감소 규모는 8조 7천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다 소득세·양도세·종합부동산세 등에서 감세안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대신 취약계층이 주로 혜택을 받는 조세감면제도는 축소하겠다고 한다.
부유층을 위한 감세는 물리고 조세의 재분배를 강화해 고통을 나눌 때 정부의 존재 의의가 있다. 그럼에도 ‘가난은 나라님도 어쩔 수 없다’는 수백 년 묵은 구휼철학으로 빈곤층 문제를 외면하려 해서는 안된다.
이명박 정부와 새 국회는 글로벌 시대에 새로 떠오른 하류계층에 주목, 비정규직 문제를 포함은 빈곤층의 서바이벌 해법을 찾아야 한다.
고운석 <시인·남구발전협의회장>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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