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민주유공자회’로 통합을 추진한다
김상집 칼럼
2008년 12월 28일 00시 00분 입력
5월 단체들이 ‘5.18민주유공자회’로 통합을 추진한다. 28년의 기나긴 투쟁의 성과다.
그러나 투쟁의 성과가 아닌 투항으로 보는 사림들이 있다. 아르헨티나 5월어머니는 실종 자녀에 대해 일체의 보상을 바라지 않고 지금도 매주 목요일이면 5월광장을 순례하며 자식들의 죽음을 민주주의로 승화시키고자 행진하고 있다.
그런데 광주는 그 항쟁의 대가를 국가유공자와 연금으로 대치시키려 한다며 곱지 않은 눈으로 흘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총에 맞아죽고 부상당하고 구속됐으면 이미 보상받은 걸로 끝나야지 여기에 굳이 공법단체를 만들어 상이군경처럼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연금까지 받으려 하는 것은 숭고한 5월정신을 이권단체로 전락시키려는 것이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5월단체는 1980년 이후 5.18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한 민주주의의 실현, 그리고 5월정신 계승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그 결과 6월항쟁과 국민적 투쟁에 힘입어 오늘의 민주발전을 이루는데 일정정도 기여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살자는 규명되지 않았고 책임자 처벌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슴 아픈 일이다. 1980년대 5월 학살의 진상을 규명하고 살인마 전두환의 퇴진을 외치다 직장에서 쫓겨나고 투옥되어 젊음을 날려보내야 했던 5월전사들의 80%가 집이 없고 60%가 신용불량자인 상태다.
5월항쟁 28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5월은 새로운 문제를 안고 있다. 5.18기념재단이 창립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투쟁의 중심에 섰던 유족과 부상자, 구속자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져 그 참상이 형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2002년 ‘5.18민주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이름은 국가유공자이지만, 유공자 이전에 겨우 만 55세까지만 산재보상법에 따른 보상만 받았을 뿐 아예 연금조차 없는 실정이다.
다행히도 배움이 있는 사람들은 이래저래 삶을 영위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가방끈이 짧은 5월전사들은 자녀들이 성장하였지만 대학도 다니지 못하고 졸업은 하였지만 직장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다 자살로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숭고한 5월정신이란 미명 아래 자신은 물론 가족마저 5월투쟁에 올인했던 것이다.
5.18민주유공자단체통합추진은 5.18민주유공자들의 복지증진과 자긍심과 명예를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갖추고자 하는 노력이다. 제발 5월전사들의 5.18민주유공자단체통합추진을 추접스럽게 연금이나 타먹고 안주하려는 이익집단으로 매도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동안 5.18기념재단을 중심으로 시민단체들은 5월단체가 공법단체로 나가려는 것은 5월정신을 금전과 맞바꾸고 합법테두리에 안주하려는 투항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해왔다. 나아가 5월정신계승과는 상관없이 상이군경처럼 떼거지나 쓰려는 이익집단으로 매도해왔다.
그러나 5월전사들은 여전히 도청앞 분수대에서 시민들의 지혜를 모아 시민군을 조직하고 결사항전을 다짐했던 대동세상의 꿈을 안고 있다.
5.18민주유공자단체통합추진은 5.18민주화운동의 성과가 유공자 당사자들만의 것이 아님을 확인하고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 그리고 5월정신을 국민과 함께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최우선의 과제로 실천해 나갈 것이다.
김상집 <참여자치 21 이사장>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 기사 목록으로 ]  [ 프린트 서비스 ]  [ 메일로 보내기 ]
|
|
| 칼럼/시사/논평/이슈 |
 |
| |
|
| 지역행사 소식 |
|
| |
|
| 무료광고 |
|
| |
|
|
독자참여
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