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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지역기업’ 살리자 2009년 02월 06일 00시 00분 입력
바람이 자고 물결이 고요한 때라야 평안을 얻어 인생의 참된 경지를 볼 수 있다. 한데 100년에 한번 일어날 미국발 금융시장 대혼란과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로 대통령은 경제수장을 퇴진시키고 청와대에 ‘비상경제상황실’을 신설했다. 광주시도 지난달 22일 시청에 비상경제상황실을 개소했다. 시는 특히 타 시도에 비해 열악한 경제적 여건을 고려해 체계적인 경제살리기대책을 세우기 위해 지난해 말 구성한 지역경제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 실무추진단과 재정조기집행비상대책추진단을 통합, 개편했다. 상황실장은 최종만 행정부시장이 맡았다. 총괄·재정관리반, 경제산업대책반, 서민생활대책반, 건설경기대책반, 민생경제특별지원팀 등 4개반에 실국장이 팀장을 이뤄 직원, 시민단체 회원 등 30여명과 호흡을 맞추게 된다. 이는 바로 미국발 경제위기가 지역경제까지 위협하고 있는 증거다. 세계적 주가폭락까지 요동치면서 곳곳이 아우성이라 우리 모두 불안하다. 이렇다보니 지갑을 열지 않아 생산·소비·투자 등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마이너스 행진’을 시작했다. 우리 경제의 명줄을 쥔 수출전망도 황색불이 켜져 있다. 일자리가 가파르게 사라지는 고용빙하기도 시작됐다. 때문에 청와대를 비롯 광주시 등의 대책에서 보듯 침체의 수렁을 벗어나기 위해 기업들은 기업들대로 가능한 수단을 총 동원하고 있다. 최고 기업 삼성이 최대 규모에 버금가는 사장단 물갈이를 단행한 데서도 적자경영을 엿볼 수 있다. 아무리 명성이 높은 경영자라도 실적이 부진하면 퇴진시킨다는 분명한 원칙이 지켜졌다. 위기탈출을 위해 삼성전자의 본사 조직을 과감히 해체하고 현장 중심의 경영체제를 구축한 것도 눈길을 끈다. 임원 연봉의 10~20% 삭감과 함께 후하기로 소문난 복지후생도 크게 줄였다. 비상경영을 선포한 KT와 포스코 등을 비롯한 기업들의 임금삭감과 경영자들의 스톡옵션 바람은 사회 전반인 고통분담의 위기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전남의 사정 역시 좋지 않음은 물론이다. 광주의 수출만 해도 지난해에는 100억불을 돌파하지 못할 정도로 악화했다. 일시적 자금난에 봉착한 중소기업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애를 쓰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른바 동네경제, 바닥경제로 일컬어지는 서민경제는 더없이 안타깝다. 나라든 지역경제든 느슨한 정부의 대책만으로 수습이 금세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보다 치밀한 분석과 처방이 따라야 한다는 시장반응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정부의 잘못된 판단이 자칫 시장경제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경우가 있어서는 곤란하다는 신호인 셈이다. 새 경제팀의 책무가 막중하다. 환경이 급변한 만큼 대책을 원점에서 다시 짜야 한다. 올해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일자리 수가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직 상태에 있는 300여만명에 졸업생 50여만명까지 취업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사회불안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비정규직의 4분의 3은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지역에 토대를 갖춘 비중있는 기업 및 향토기업은 지역민 스스로 키워야 한다. 이를테면 기아차 사주기 등 기업과 노조도 힘을 합쳐야 한다. 성장 잠재력의 변수인 설비투자 증가율이 16%나 감소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도 기업이 적극 투자에 나서야 한다. 노조도 바뀌어야 한다. 파업 운운할 때가 아니다. 한국노총과 경총이 제안한 ‘노사정비상대책회의’가 조속히 구성돼 산업평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기업은 물론 가정까지 위기에 내몰리게 될 것이다. 고운석 <시인·남발협 회장>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 기사 목록으로 ]  [ 프린트 서비스 ]  [ 메일로 보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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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