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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얼마나 살기 좋은 도시인가
서길웅 칼럼
2009년 02월 19일 00시 00분 입력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울은 세계 100대 도시에서 얼마나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받고 있을까? 2007년 말 미국의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 위크가 선정한 순위를 보면, 87위에 머물고 있다는 자료가 나왔다.
비즈니스 위크지 에서는 39가지의 항목으로 평가 기준을 삼아 채점한 결과, 스위스의 취리히가 1위이고, 제네바가 2위, 캐나다의 밴쿠버가 3위에 올랐다고 한다.
39개 항목을 일일이 제시할 수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는 물가와 교통, 그리고 환경과 범죄성 등에 역점을 두었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우리가 생각할 때도, 서울은 교통이나 환경, 그리고 사회 제반의 일탈성은 짜증을 버릴 수 없는 상황이다. 출퇴근 시간마다 치르게 되는 교통난은 그야 말로 지옥과 같다. 물론 영국의 런던이나 일본의 동경도 교통난의 사정은 비슷하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런던의 살기 좋은 평가는 20위권에 들어 있으며, 동경은 35위에 들고 있다. 물론 인간의 행복지수는 교통난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보다 분명한 것은 피부로 느끼는 교통난 보다는 정신적 고뇌의 고통들이다.
정부는 작년 후반기에 수도권 개발 완화정책을 발표했다. 그런데 수도권 이외의 자치단체와 지방출신 국회의원들은 즉각 반대성명을 내고, 결산반대의 입장을 천명하기에 이르렀다.
수도권 개발 완화 정책은 장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살기 좋은 도시 정서에는 해로운 효과가 너무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현재 서울의 인구는 1300만이 넘고 있으며, 주변 중소도시의 생활유입인구까지 계산한다면, 2000만이 넘는 초과밀 현상을 나타내는 기형도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도시환경의 호감지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또 하나는 도시 서민들의 생활지수가 부유층에 비해 너무도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지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삶의 구도를 가지고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서민들의 정서적 고뇌의 고통이 다른 도시에 비해 크다는 것이다.
우리와 이웃하고 있는 싱가포르나 동경은 살기 좋은 도시로 34위, 35위권에 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자연환경이나 교통망이 서울에 비해 월등하지도 않는다. 또한 소비자 물가지수도 크게 낮은 편도 아니며, 오히려 동경의 경우에는 서울에 비해 높은 지수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도시는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점이 서울과는 다른 점으로 보아야 한다.
도시 균형이란 도시환경의 인위적인 측면을 정책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서울은 도시 균형자체를 정책으로는 손 쓸 시기를 놓쳐버린 상황이 되고 말았다. 다만 서울시의 인구분산만이 서울을 살리는 묘약이 된다는 학자들의 의견이 있을 뿐이다.
간혹 지방에서 서울을 올라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는 서울에서 그저 살라고 해도 살지 못하겠다는 말을 한다. 평범한 말 같지만, 진정으로 귀담아 들어야 할 것 같다. 학자들의 의견처럼 인구분산정책을 조용하고 명분 있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게 한다면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까지는 매캐한 매연이 없고, 산책길에 담배꽁초와 소주병이 없는 동양의 낙원이 되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서길웅 <서강 전문학교 학장>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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