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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고속철 표류할 것이다
2005년 07월 07일 11시 50분 입력
광주에는 지역개발 전문가가 없다 보니 아무렇게나 결정한 고속철도나 국제공항이 표류되고 있어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호남권 3개 시·도와 충남 평가위원들의 평가 거부 속에 충북 오송역이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으로 결정됨에 따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결정은 호남고속철도 이용객이 많은 호남권 여론과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어서 반발이 거세다.
행정도시 건설 성공을 위해 호남권 주민들의 편의가 아예 무시됐다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 호남고속철도 분기역 후보지 평가에서 오송역은 가장 비중이 큰 지역발전·교통성·사업성·환경성·건설용이성에 높게 평가받았다고 하지만 우리에게 와 닿지 않는다.
평가위원들은 오송역이 충북·태백선과 연계해 전국 X축 철도망을 구축할 수 있는 등 국토 균형발전 효과가 가장 크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행정도시가 들어설 공주·연기와 배후공항인 청주공항과 가깝다는 점도 고려됐다. 당초 경부고속철도를 건설하면서 천안역을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으로 검토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참여정부 들어 신행정수도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국토 균형발전이 최우선 정책목표가 되면서 오송역이 급부상했다는 평이다. 호남권 여론은 대체로 서울에서 목포 간 거리가 단축되고, 경제적이라는 이유를 들어 천안역을 선호했다. 천안역은 서울∼목포 간 거리가 324.85㎞로, 오송역 343.81㎞, 대전역 358.56㎞에 비해 가깝다. 호남고속철은 1987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처음 제시했으나, 대통령 재임 때 사업의 타당성 조사만이 실시됐을 뿐 구체화되지는 못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대선 때 호남고속철 사업을 공약으로 내놓았지만, 정부는 지금까지 사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어 호남인들의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무총리가 \'호남고속철 조기착공은 섣불리 결정할 수 없고 장기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한 게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경부고속철이 대표적인 정책실패 사례였다면서, 호남고속철이 생기면 적자는 국민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해 호남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호남권은 천안을 분기점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도 지역개발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주장한 것이다. 사실 호남권의 뜻 있는 인사들은 대전역을 주장하고 있었지만 먹혀들지 않았다. 대전역을 분기역으로 주장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대전역일 경우 7분 정도 늘어나게 되지만, 천안이나 오송역을 이용할 경유 대전을 이용하는 탑승객이 하나도 없게 된다, 대전역을 분기점으로 할 경우 건설비용이 적게 들어 고민할 일이 없이 착공에 들어갈 수 있고, 건설비용도 1/3이 줄어들게 된다.
대전과 광주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이용해야 할 것인가. 천안이나 오송을 돌아서 다시 대전으로 가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부산은 대구에서 바로 부산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울산을 경유하여도 아무런 불만이 없다. 일본의 경우 오사카에서 교토나 나고야를 거쳐 동경으로 간다. 대전역을 지나는 것이 오히려 탑승객이 많을 뿐만 아니라, 대전의 관광객이 광주와 목포에 몰려들게 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또한 대전역을 지나 익산시가 아닌 인구가 많은 전주를 거쳐 광주와 목포로 이어지는 노선이 되야 하며, 출발지역도 서울역이어야 진정한 호남고속철도가 된다. 광주와 전남북 지역 주민들은 광주공항을 국제공항으로 승격을 주장했지만, 일부 정치세력에 의해 무안공항을 국제공항으로 주장하여 아직까지 개항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정부가 호남권의 들끓는 여론에도 오송역을 계속 고집한다면, 호남고속철은 다시 표류하게 될 것이다.
姜元求(수석 논설위원 .전국시도관광협회협의회장. 행정학박사 )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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