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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순천의 詩 한편
제목 -사면초가
2009년 05월 30일 00시 00분 입력
시인 =안 천 순
5.26.17:50 하늘이 무너지듯 내려앉고 우박이 쏟아졌다.
예측 할 수 있었던 일이 아니었던 가
포식자들의 먹이 사냥에 몰려
더 이상 갈 곳도 숨을 곳도 없는 천 길 낭떠러지
상처 입은 맹수는 그들만의 살육의 잔치를 거부하고
장렬한 죽음을 스스로 택할 것이란 걸
바보는
바보라는 말의 뜻을 알 때부터 불행하다.
들길과 숲속
풀벌레 울음소리마저 서러웠을
초패왕의 사면초가를 들먹이지 않아도
부엉이 바위 위에서
울부짖었을 마지막 포효소리 들리는 듯
굽히고 숙이느니
온몸을 불꽃으로 태워 끝내 이겨내리라
다 용서하고 모두를 껴안고 모두 다 버린 채
시작과 끝이 여일하다.
저 끝없이 이어지는 촛불의 흔들림이 기억되듯
거대한 빛의 기둥으로
어둠의 하늘을 밝혀 되살아 날 것이다.
이 땅에서 내 할 일 다 마친 양
사각의 틀 속
평온한 저 바보의 웃음을 본다.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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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