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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274개 도청테이프 아직 손도 대지 않았다
2005년 09월 12일 10시 49분 입력
이른바 ‘X파일’이라 불리는 안기부의 도청테이프 내용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불법 도청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난 전 미림팀장 공운영 씨 자택에서 검찰이 압수한 274개의 도청테이프를 풀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검찰 한 관계자는 “274개의 테이프는 아직 풀지 않았다”면서 “내용을 듣는 것 자체가 위법행위인데 사정기관인 검찰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21일 언론에 공개된 X파일 내용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은 이미 언론과 국회에서 충분히 공개가 된 상황인데다 참여연대로부터 고발 접수된 사건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내부 결론에 이르렀지만 나머지 테이프는 여전히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결국 검찰이 274개의 도청테이프 내용수사를 하지 않고 X파일 부분만 수사를 진행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완전공개와 수사를 주장해온 시민단체들의 거센 불만도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현행법상 불법적으로 수집된 도청자료를 근거로 수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위법행위에 해당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만일 정치권에서 특별법을 제정할 경우 수사는 가능하다는 견해도 곁들었다.
‘독이든 나무에는 독이든 열매가 열린다’며 불법적으로 수집된 자료를 근거로 수사할 수 없다는 이른바 독수독과 이론에 대해 지난 8월 초 대검의 연구관(검사)들이 수사가 가능하다는 견해를 김종빈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면서 도청내용에 대한 수사여부에 관심을 끌었지만 여전히 검찰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검찰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은 “애초 검찰은 독수독과 법률 도입을 반대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최 의원은 “그동안 불법적으로 압수된 물건들을 증거로 쓰이는데 동의하고 있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면서 “현재 대법원 판례로 본다면 독수독과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처음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의 논의과정에서도 검찰은 독수독과의 법률적 기제를 반대했고 오히려 시민단체가 도입을 하자고 했다”며 “양측이 지금의 상황과는 반대였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274개 불법 도청자료와 이미 공개된 3개의 테이프와는 별도로 나눠 바라봐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이에 274개의 자료는 특별법이나 특별기구를 통해 공개한 뒤 수사를 진행해 나가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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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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