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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석 칼럼>현대, 아버지들의 비극 2012년 02월 02일 00시 00분 입력
한데 그 유교문화의 종말을 고하고 서구문화가 들어앉게 되면서부터의 한국의 문화패턴은 바로 이 일체의식이 가차없는 촌단(寸斷)에 서있다. 한국에 판치고 있는 서구문화는 바로 아버지 살해(殺害)의 문화다. 오히려 서구문화보다 더 아버지를 살해하고 있는 것은 지난세월 부계일체(父系一體)의식에서 숨죽여 살아온 어머니들의 심한 반발 때문인 것이다. 이렇다보니 부자간의 정도 얇아져있다. 따라서 자녀에 대해 설득력이 사라지고 있는 현대의 아버지는 거의가 자녀들의 인정권에서 소외되어 있으며 이것은 현대의 비극 가운데 하나랄 것이다. 그러기에 요즈음 아버지는 인정권에 들어 있던 옛날 아버지들처럼 자녀들에게 설득력도 없고 또 인정권에 머룰러 있는 어머니만큼 설득력을 못 가진다. 농성중인 인질벙을 설득할 때 경찰은 그 인질범의 인정권에 속하는 누군가를 불러다가 전화나 확성기로 설득을 시도한다. 이때 선택된 것은 예외없는 범인의 어머니들이였지, 범인의 아버지였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 또 연애하는 남녀가 그들 결혼의 승낙을 두고 불안해 하고 초조해한 것은 상대방 어머니의 『예스?U노』일뿐 상대방 아버지의 『예스?U노』는 전혀 관심 밖이다. 그많고 흔해빠진 유행가에도 『어머님의 손을 놓고 돌아설 때에...』운운하는 어머니 이탈 애수를 읊은 대목은 그토록 많은데 『아버님의 손을 놓고...』하는 아버지 이탈애수를 읊는 대목은 한 대목도 찾아볼 수 없다. 이 같이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설득력을 못갖고 그 중대한 자녀의 결혼에까지 결정권을 못 가지며 또 아버지가 정적인 요소에서 배제된 것은 인정권에 쫓겨나 의리권에서 인정권에 향수만 품고 방황하고 있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아버지의 존재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데, 젊은 아버지들의 존재감은 더욱더 떨어지고 있다.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뻐해 주어서/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주어서/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지난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초등학교 2학년의 시 ‘아빠는 왜’는 우리사회의 아빠들을 슬프게 했다. 허겁지겁 아침을 먹고 만원 지하철에서 부대끼며 매일 출근해 가족을 위해 열심히 돈 벌어다 주는 아버지들로서는 억울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다 강아지나 냉장고 보다 못한 신세가 됐단 말인가 커가는 자녀에게는 역할모델로서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남자어른)도 중요하다. 그런데 서양문화가 들어온 후 여권이 커지더니 이젠 자녀양육에까지 아버지를 배제하는 분위기가 당연시 되고 있다.자녀를 명문대학에 보내기 위해서 할아버지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아버지는 돈 벌어오는데만 열심히하고, 무관심이 필요하다는 우스갯소리가 고전처럼 돼 버렸다. 하지만 그릇된 서구문화의 패단인 아버지를 살해하지 않고, 어릴 때부터 높이 받드는 유교문화를 감미한 가정의 자녀교육일수록 학업성취도가 높고 성공한 인생을 산다고 한다. 이를 아버지 효과라고 한다. 함에도 한국사회의 문제는 아버지 노릇을 하고 싶어도 여건이 따라 주지 않는다. 인정권 소외 속 밥먹듯 잦은 야근에 회식이다 동창회다 각종 모임의 연속이다. 미국에서는 이런 아버지를 안스럽게 여기고 어머니가 놀이게임 대화 등 아버지 수업을 받도록 이끈다고 한다. 그렇치 않은 가정보다 자녀들로부터 상호작용이나 반응이 훨씬 좋기 때문이다. 이젠 우리나라도 아버지의 고충을 헤아리고, 행복한 학부모재단에서 아버지를 대상으로 ‘퇴근후 아버지 학교’가 열리면서 반응이 좋다고 한다. 야근과 경제적 압박에서 벗어나 자녀들의 인정권을 회복, 울부짖는 아버지가 되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고운석<시인. 광주시 남구 발전협의회장>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 기사 목록으로 ]  [ 프린트 서비스 ]  [ 메일로 보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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