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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석 칼럼>탈·불법 얼룩진 선거판
2012년 03월 21일 00시 00분 입력
부패한 정치는 부패한 국회의원을 선출했기 때문이요, 부패한 국회의원을 선출한 것은 부패한 국민인 까닭이다. 한데, 영국에서까지 밤에 얼마나 부정을 하고 다녔던지 달속의 사나이란 말이 있다.
1백여년 전만 해도 영국의 선거에서 좋차 돈으로 표를 살 수 있었던것 같다.
입후보자 가운데는 금권(金權)을 휘두르고자 아르바이트 선거운동원을 고용, 유권자들의 집을 찾아다니며 금품을 던져 놓고 돌아다니게 한 자가 있었다고 한다. 이같은 떳떳하지 못한 일을 백주에 하고 다니기가 뭣하기에 달 뜨는 밤을 이용, 돌아다닌다 하여 달 속의 사나이, 곧 월광족(月光族)이 되었다.
월광족의 수법은 다양했던 것 같다. 달밤에 유권자를 만나면 “이것 지난번에 빈 돈일세”하거나 “아무개가 전해달라는 편지일세”하고 돈봉투를 건네준다는가-. 부패는 했을망정 월광족은 야음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그 나름대로 양심이라도 있었다. 한데 지금 초반에 들어서고 있는 우리 선거풍토에서는 그만한 양심도 저버린 것 같다.
월광족이 일광족으로 양성화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 전통사회에서 선거…하면 유능하고 착한 사람을 뽑아 관직에 등용하는 것을 일컬었다. 예 법전(法典)가운데 이전(吏典)을 보면 매년 춘맹월(春孟月)에 일정한 품계에 있는 사람들이 지방의 수령(守令)이나 만호(萬戶), 그리고 관찰사, 병사로서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세사람씩 천거를 했다.
후에 천거된 사람이 부패하거나 부정을 저지르면 천거한 사람도 연좌되어 처벌을 받기에 신중해야 했다. 이렇게 천거된 사람을 두고 역시 의정(議政)정승들이 모여 ‘권점(圈點)’이라는 무기명투표로써 정했으며 이를 선거라 했다.
구미에서 월광족이 부산해지듯이 권점 내리는 날이 가까와오면 우리나라에서도 월광족이 득실거렸던 것 같다. ‘원점야행’이라 하여 천거받은 사람들이 야밤에 정승집 사랑 나들이를 했으며, 깐깐한 정승들은 야행족이 청탁해오면 그 청탁과는 정반대의 권점을 했다.
이 월광족이 표의 향배를 좌우 못했던 것이다. 한데 지금은 2만불 시대, 고 학력시대에 살고 있는데도 선거철이면 부정이 꼬리를 물고 터지고 있다. 광주에서는 민주통합당 국민경선 선거인단 모집이 과열되면서 마침내 인명사고로 이어졌다.
2월 26일 밤 광주시 동구 한 주민자치센터 도서관에서 선거인단 모집을 벌이던 도서관장 조 모씨(전직 동장)가 선관위가 조사를 벌이고 있는 사이 투신자살하는 불행한 사태까지 발생했다. 선관위와 경찰은 이들이 특정 후보를 도와주기 위해 돈까지 주면서 관권선거 또는 대리 등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였다.
선관위가 현장에서 압수한 증거 자료 중에는 선거인단 모집책과 실적이 표기된 ‘모바일 투표 대상자 선정 실적’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검찰은 남 모 구의원등 5명을 구속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민주당 선거인단 모집을 둘러싼 부작용이 드러난 것은 비단 광주뿐만이 아니다. 나주·장성·함평·전북 김제와 완주 등에서도 불법 선거인단 모집이 번졌다. 이 곳에서는 광주에서처럼 갈비 홍어 현금등의 증거는 없었지만….
호남 곳곳에서 조직 동원과 대리 등록이 속출하면서 조직을 갖고 있는 현역 의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 민주당 ‘공천혁명’의 취지가 무색해 졌다.
민주당은 광주 동구의 경선 진행을 전면 중단하고 무 공천지역으로 발표해 무소속 대결이 되고있다. 어떤일이 있어도 본선에서는 갈비니 홍어니 현금이니 하는 탈·불법이 없기를 바란다.
고운석<시인>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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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