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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칼럼<이웃 어른도 어버이>
2012년 09월 19일 00시 00분 입력
경로 효친이란 웃어른을 공경하고 어버이에 효도함을 뜻하는 말이다. 사람된 도리를 다하는 정성이 가정 안에서는 효제(孝悌)로 나타나고, 이웃에 확대되면 경장(警長)이 된다. 또한 나라와 겨레에 이르게 되면 충성(忠誠)으로 이어진다고 하겠다. 부모의 끝없는 사랑에 대하여 은혜를 갚겠다는 마음과 사람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는 정신이 어우러질 때 참다운 효의 생활이 시작된다.
예기(禮記)에 의하면 “가장 중요한 효는 부모를 존경하는 데 있고, 그 다음은 부모에게 욕됨이 없게 하는 것이며, 또 부모의 뜻을 받들어 보살피는 데 있다.” 고 하여 효의 본질을 밝히고 있다. 첫째, 존친(尊親)이란 자애로운 마음으로 부모를 공경함을 뜻하며, 이를 대효(大孝)라고 한다. 우리는 부모를 봉양하는 것만이 효의 전부인 것으로 알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공자도 “요즈음 효도란 물질적으로 봉양만 잘하면 되는 줄 안다. 부모를 진정으로 공경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짐승과 다를 바가 없지 않느냐?”라고 하였다. 이 말은 불경스러운 죄를 깊이 염려한 것으로 어버이를 섬김에 있어서는 경애의 마음이 가장 근본임을 강조한 것이다.
둘째, 불욕(不辱)이란 말과 행동을 조심하여 부모에게 욕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는 중효(中孝)이다. 부모를 욕되지 않게 하려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몸에 상처를 내지 말고, 자기 때문에 부모의 인격을 손상시키지 말아야 한다.
효경(孝經)에 “신체의 모든 부분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므로 함부로 상하게 해서는 안 되며 이것이 효도의 시작이다. 공(功)을 세워 ‘참’을 실천한 다음 후세에 이름을 드높여 부모를 빛내는 것이 효도의 마지막이다.”라고 하였다. 이 말은 부모의 뜻을 이어받아 값진 삶을 살아가라는 뜻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몸과 나의 인생을 사랑하고 보람 있는 일에 정진하라는 것이다.
셋째, 봉양(奉養)은 자식이 부모의 몸을 편히 모시는 것으로, 이것은 소효(小孝)이다.
봉양은 정신적인 섬김에서 출발할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 증자는 “효자가 부모를 봉양함은 부모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뜻을 어기지 아니하며,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부모의 잠자리를 편하게 하며, 음식을 지성껏 대접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흔히들 ‘효’란 자식이 부모를 일방적으로 섬기기만 하는 강제 윤리라고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부자 자효(夫慈子孝)란 아버지의 의로움과 어머니의 자애로움, 그리고 자녀의 효성 등 세 가지 덕목에서 비롯된 서로 베푸는 도리이며 양면적 윤리인 것이다.
그러면 효제(孝悌)에서 ‘제(悌)’란 무엇인가? ‘제’란 형제 자매간의 우애(友愛)를 말한다. 동기(同氣)간의 우애는 형우 제공(兄友弟恭)이라는 말에 잘 나타나 있다. 즉, 형은 아우를 사랑으로 이끌어 주고, 아우는 형을 공경하여 따른다는 뜻이다.
경로와 효친은 따로 떼어서 구분할 수 없다. 내 부모를 존중하는 효의 정신이 이웃 어른들에게까지 확산됨을 경로라고 한다.
진정한 효는 경로에까지 이어져야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이정재 <광주교육대학교 前 총장>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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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