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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강의 세상이야기
해학적 육담이 鳥足之血인 요즘 세태
2012년 11월 21일 00시 00분 입력
남편이 아내 몰래, 아내가 남편 몰래 바람을 피우고도 고민할 일이 없어졌다. 바람피우는 기혼 남녀들에게 알리바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모스크바에서 성업 중이다.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이지만 안심할 일이 아니다.
이미 형제나 친구 등이 알리바이를 제공해주는 모습을 TV드라마 등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성(性) 타락을 증명해주는 유머들도 많다. 어느 회사 사장이 평소 회사 일을 열심히 하고 자신의 일을 잘 돌봐준 여비서를 예쁘게 여겨 유능한 사원과 짝을 맺어주었다. 결혼식을 마치고 두 사람은 호텔 방에서 첫날밤을 보내게 되었다.
그런데 신부의 교성이 너무 컸다. 신랑이 소리를 낮춰가며 말했다. “이봐요, 그렇게 소리치면 어떡해? 옆방까지 들리면 창피하잖아요.” 그러자 신부가 하는 말, “어머, 어쩜! 사장님과 똑같이 말을 하네.”
섹스에 관한 세대별 유머. 남자의 반응 : 20대-큰(?) 척 한다, 30대-센(?) 척 한다, 40대-기술이 좋은 척 한다, 50대-아픈 척 한다, 60대-자는 척 한다, 70대-죽은 척 한다, 특히 10대는 자기도 남자라고 해본 척 한다.
여자의 반응 : 10대-안 해본 척 한다, 20대-모르는 척 한다, 30대-수줍은 척 한다, 40대-싫은 척 한다, 50대-굶은 척 한다, 60대-미친 척 한다. 섹스가 끝난 후 위치: 20대-포개져(?) 잔다, 30대-마주보고 잔다, 40대-나란히 잔다, 50대-등돌리고 잔다, 60대-다른 방에 가서 잔다, 70대-어디에서 자는지 모른다.
이런 유머도 선비들은 수준을 높여 야한 육담(肉談)을 시조로 표현하기도 하고, 서체로 표현하기도 했다. 살송곳 찌르면 골풀무로 녹였다. 해서(楷書)는 반듯하고 점잖은 이야기다. 야하되 좀 내숭을 떠는 이야기라는 의미다. 행서(行書)에 가까이 간 반행(半行)은 조금 난잡한 이야기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행초(行草, 행서와 초서) 계열이 된다.
칼럼니스트 고(故) 이규태(1933~2006)는 이런 분류법을 거론하면서, 육담은 서로 겨루기 대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들으면 좋은 소리’라는 담제(談題)가 걸렸다고 하자. ‘야밤에 실바람이 실어다주는 옷 벗기는 소리’는 해서에 해당한다.
‘방앗간도 아닌데 방아찧는 소리, 샘이 아닌데 확 돌리는 소리’는 반행이다. ‘소낙비 소리 뚫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감창(甘唱)소리’는 행초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규태 선생이 워낙 점잖은 분이어서 예를 드는 것도 점잖게 들었으나, 사실 행서-초서로 나아간 육담이라면 ‘객주’의 작가 김주영(70)에게 들어보면 이렇다.
“오래지 않은 옛날에, 부부 금슬이 좋은 수말과 암말이 살았는데 그만 수말이 급사하고 말았능기라. 졸지에 서방을 잃은 암말이 앞발로 땅을 치며 힝힝힝 통곡하는데 차마 눈뜨고는 못 봐주겠능기라. 이웃 마을에서 문상 온 수말들이 딴에는 위로의 말이라고 한 마디 건네는데 ‘할 말이 없습니더’ 하능기라. 할 말(馬)이 없다고 그러자 통곡하던 암말이 대답하능기 또 걸작이라.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졌습니더.’ 수말의 동생이 ‘형수요, 우야믄 좋겠습니꺼, 드릴 말이 없습니더.’ 암말이 남편의 무덤에서 ‘여보, 당신이 죽고 없으니 아무 말이나 할 수도 없고 해줄 말이 하나도 없습니더.
우야믄 좋겠습니꺼?’ 그때 그 말을 들은 온 마을의 수말들이 떼를 지어 달려오니, ‘여보, 할 말 안 할 말 모르겠습니더. 할 말 안 할 말 가리는 방법 좀 알려주이소.’”
영국에서는 여 의사가 매춘을 체험하고 책을 내 TV 드라마까지 제작된 세상이니 이런 유머는 유머가 아닐지 모르겠다.
/고운석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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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