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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원 칼럼>행복이라는 여행
2013년 07월 27일 00시 00분 입력
창밖 유리창 너머로 숨막힐듯 뜨거운 여름을 가르는 오후 햇살이 눈부시다.
바람이 불어 오고 있는지 눈부신 햇살에 온 몸을 맡기고 있는 나뭇잎들이 은빛으로 산산이 부서져 흩어진다.
오랜만에 광주를 벗어나 작은 도시에서 전시회가 있어 그림을 걸어놓고 전시장이 있는 카페 창가에 앉아 온통 은빛으로 떠도는 풍경을 보며 모처럼 여름 오후 햇살을 즐긴다.
전시장이 있는 카페 탁자의 종이 위에 적혀있는 박영웅 시인의 시 귀절이 오늘같은 날 마음 속에 파고든다.
잊고 살아왔던 별 하나 갑자기 그립다/작은 풀꽃 한 송이도 노래가 되는 벌판에 서면/비로서 어깨위에 쌓인 먼지의 무게가 느껴지고 /흔들리는 시간을 실감한다/초록빛 산허리를 돌아가는 안개여/가슴에 맺히는 빗방울이여/잊고 살아왔던 별 하나 몹시 그립다.(박영웅의 시 봄비를 맞으며 전문)
요즘처럼 별로인 세상에서 이런 시와 바람과 햇살에 못이긴체 흔들리는 꽃과 풀들의 울림이 없다면 어찌 살맛이 있겠는가.
퇴락한 골목길 주막에서 막걸리 한잔에 시름을 녹이는 서민들도 요즘 살아가는 것이 재미가 없다고 말한다.
서민들이 느끼는 행복이라는 의미가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과 잔잔한 미소와 가정의 안식을 느끼는 것일진데 정의며 역사적 진실 이런 거창한 인식이 아닐지언정 목적을 위해서라면 누구나 아는 진실까지도 왜곡되고 이용되는 현실속에서 참으로 답답함을 느낄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인간적인 삶이란 무엇인가? 행복하다는 어떠한 것인가. 행복은 부와 명예 권력을 얻는것보다 얼마나 서로에게 사랑을 주는 인연을 만나는 것이라고 한다. 인생은 촛불 하나를 안고 떠도는 여행자의 길이다.
비와 바람을 만나고 폭풍 속을 헤메고 잔잔한 호수를 지나고 햇살속에 눈부신 꽃밭도 거닐고 그렁그렁한 별빛도 만나고 어느때는 세찬바람에 안고있는 촛불이 거의 꺼져가는 때도 있지만 밤새 폭풍우가 지나면 다시 불꽃이 타오르는 여행자의 길인 것이다.
요즘처럼 숨막힐듯 뜨거운 여름날에는 촛불하나가 서로에게 소중한 그런 사람과 함께 떠나는 여행은 어떠할까. 정신없이 피곤한 여행이 아닌 작은 풀잎하나에도 평온을 느끼는 시 같은 여행말이다. 인생에서 행복을 느끼는 관계란 상대방을 진정으로 사랑할 때 다가오는 것이다.
연민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랑받느니 보다 사랑하는 것이 더 행복 하다는 시인의 말처럼. 우리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라는 원시를 향해 떠났던 고갱의 그림이 생각나는 여름 오후 어느날이다.
한희원 <서양화가>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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