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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각득기소(各得其所)라야! 2018년 10월 02일 00시 00분 입력
모든 것이 있어야 할 곳에 있게 됨을 뜻하며 각자 그 능력이나 적성에 따라 적절히 배치되어 맡은 바를 다함을 말한다. 공자가 오랑캐 땅에서 살겠다고 하자, 주위 인사가 그곳은 개화가 안 되어 환경이 좋지 않고 누추한데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 한다. 그러자 공자가 ‘군자가 산다면 무슨 누추함이 있겠는가. 내가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돌아온 후에 음악이 바로 잡혀 아악과 송악이 각각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라고 말한다.(君子居之 何陋之有 吾自衛反魯然後 樂正 雅頌 各得其所) 공자는 56살이 되던 해에 제자들과 함께 두 번째로 고향을 떠나 13년 동안이나 위(衛), 송(宋), 진(陳), 채(蔡)나라 등 여러 제후국을 순방하며 왕도정치의 이상을 실현해보려 했으나 실패하고 68세인 노나라 애공(哀公) 11년 겨울 위나라로부터 고향인 노나라로 돌아오고 만다. 그리고 약 5년간 제자들을 가르치며 후진양성에 전념하는 한편, 그때까지 혼란스러웠던 노나라 음악을 그 용처별로 분류하고 바로잡아 궁정음악인 아악(雅樂)과 종묘제사 무곡(舞曲)인 송(頌)을 정립하고, 시경(詩經)을 편찬하는 등 고전경서 정리에 몰두하다가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실패와 절망을 딛고 불굴의 의지로 죽음에 이르도록 스스로 역할을 다했던 성인의 모습을 보는 듯하여 새삼 고개가 숙여지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요즈음 우리 지역에서는 막대한 경비를 들여 수십 명의 자문위원들이 5개국인가 6개국인가 여러 나라를 최근에 여행하고 돌아온 대통령직속 자문기구라는 기관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이 많다. 예전에도 간혹 그런 비슷한 경우가 있어서 세금으로 외유를 한다는 비판이 있기도 했지만 그래도 통일운동체로서 자기 본분을 잃지 않고 어느 정도 역할을 한다는 시늉(?)이라도 하려고 애를 썼었다. 물론 이번 자문위원들도 여러 나라를 다니며 분단된 조국 현실을 아파하고, 최근 남북 간 북미 간 정상회담 개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변화에 대해 많은 토론과 학습이 있었을 것이라 믿고 싶다. 또 이번 여행을 통해 느끼고 배운 바를 토대로 대통령에게 훌륭한 통일정책을 건의하고, 지역에서 군민들과 함께 평화통일염원을 확산시키고 통일시대를 맞이할 군민의 자세를 일깨우는 등 많은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이유가 무엇이고 명분이 무엇이든 그 경비규모나 연수행적을 보더라도 좀 지나치다는 느낌이다. 우선, 참가자들 자부담도 일부 있었다고는 하나 1억 원 가까이 된다는 그 경비 대부분이 혈세인 것을 생각하면 그 많은 예산을 선뜻 편성해준 대행기관인 화순군이나 군민의 대의기관이라는 화순군의회의 배짱(?)에 한숨이 절로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서민들 삶은 날로 궁핍해지고 청년들 일자리는 갈수록 적어져가는 이런 시기에 막대한 혈세를 가지고 ‘통일연수’라는 명분으로 꼭 그 많은 나라를 돌아다녀야 했는가의 문제는 연수에 참가한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군민이면 한번쯤은 꼭 되새겨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사정이 이러하고 지역 내 여론이 분분함에도 정작 이런 사단에 대해 늘 합리적인 의심을 통한 문제제기를 해야 할 의회는 최근 열린 임시회에서 일언반구의 언급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관내에서 이른바 시민운동을 표방하는 어떤 단체도, 30여개 넘는다는 지역신문이나 지방지들에서도 이렇다 할 문제제기나 제대로 된 보도 한 줄을 찾아볼 수 없으니 참으로 딱하고 불편하다. 농부는 농사를 잘 지어야 하고, 학생은 공부를 부지런히 해야 하며, 기자는 현장에서의 취재를 통해 정론직필로 세상을 일깨우는 목탁이 되어야 한다. 화순군은 군정을 집행하는 책임주체로서 지역발전과 군민의 복리를 위해 쉼 없이 노력해야 하며, 의회는 군민 대의기관으로서 군민의 총의를 모아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본연의 역할과 사명을 다해야 하며, 시민단체는 군민과 함께 군민의 권리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힘껏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필자도 당해 기관의 전직 회장의 한사람으로서 지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기관도 명실공이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숭고한 사명’을 지니고 있는 기관으로서 본래 역할을 다할 때 그 존재의 의미가 있음을 진심으로 충고하고 싶다. 각자 맡은 곳에서 묵묵히 자기 할 일을 다 하는 기관, 단체와 지역사회 지도층이 많아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대하며, ‘각득기소(各得其所)’라는 옛 성현의 가르침을 우리 모두가 새삼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편집자 주> 본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김성인 <국민농업전남포럼 상임대표>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 기사 목록으로 ]  [ 프린트 서비스 ]  [ 메일로 보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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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