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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중국이야기>늙은 병졸의 장담
2019년 05월 10일 17시 06분 입력 당항의 군사들이 연안을 포위한 지 벌써 7일째나 되었다. 그 동안 여러 차례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는데 하마터면 연안이 적군들에게 함락될 뻔 했다. 연안성을 지키고 있는 범옹(范擁) 장군의 얼굴은 심각하게 굳어져 있었고 병졸들은 수심에 잠겨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포위되어 있다가는 언젠가는 적들에게 연안성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 모조리 몰살당할 것만 같았다. 그렇다 하여 물샐 틈도 없이 조여드는 포위망을 뚫고 나갈 만한 군사적 능력도 상실한 실정이었다. 이 무렵에 돌연 늙은 병졸이 범옹을 찾아와 큰소리로 장담을 했다.
저는 산전수전을 다 겪어왔습니다. 지금처럼 포위망에 걸려 들어본 적도 한두 번이 아니죠. 그러나 당항의 군사들은 성을 공격하는 데는 무능한 자들입니다. 비록 그들이 일주일째 포위하고 있지만 연안성을 탈취하지는 못할 겁니다. 저의 이 한 목숨을 걸고 장담합니다. 만약 제 말이 거짓말이 된다면 그 때 가서 저의 목을 자르십시오. 여러분 힘내십시오!
그래! 만세! 만세!
병졸들이 힘이 나서 연달아 만세를 외쳤다. 그의 호언장담에 수심에 찬 범옹의 얼굴도 금방 환해졌고 군대의 사기도 안정되어 갔다. 며칠 후 당항의 군사들은 연안성을 함락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지 컴컴한 밤중에 슬그머니 물러갔다. 포위망은 끝내 풀리었다.
범옹은 그때 호언장담을 하던 늙은 병졸을 잊을 수가 없었다. 범옹은 그 늙은 병졸을 장교로 발탁시켰다. 병졸들은 그 늙은 병졸이 『손자병법』을 통달하여 전시상황을 예언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했다. 누군가가 그 늙은 병졸을 보고 근심조로 말했다.
자넨 정말 통도 크네. 만약 자네 말이 틀릴 경우 목을 잘릴 뻔했잖아?
늙은 병졸이 태평스레 대답했다.
만약 당항 군사들이 성을 함락 한다면 모두 도망가기가 바쁜데, 언제 나를 죽일 겨를이 있겠소? 내가 한 장담은 군심을 안정시키기 위한 말이었소!
姜元求 <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장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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