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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의 중국이야기> 맹세를 지키지 않은 공자(孔子)
2019년 05월 15일 00시 00분 입력
진나라에 머물고 있던 공자(孔子)가 어느 날 위나라로 가기 위해 포지라는 고장을 지나가게 되었다. 때마침 그곳은 공숙(公叔)이 반란을 일으켜 전쟁이 한창이었다. 공자의 수레가 포지 성문 앞에 당도하자 포지 사람들이 앞을 막았다. 그들은 수레 위에 앉은 공자를 이내 알아보았다.
"선생님, 죄송합니다만 위나라로 가실 수 없습니다. 앞에서 전쟁이 터졌어요. 되돌아가시기 바랍니다." 포지 사람들은 공자의 신변안전을 걱정했다.
"괜찮소. 오늘 꼭 가야 하오."
공자가 기어이 가겠다고 우기자 포지 사람들이 계약서를 펼쳐 보이며 말했다.
"선생님께서 위나라로만 가시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신다면 통과시키겠습니다." "그렇게 하지!" 라고 대답한 공자는 그들이 내민 계약서에 제법 서명까지 했다.
포지 사람들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거리며 공자를 통과시켜 주었다. 포지 성문을 빠져나온 공자는 마부(馬夫)를 보고 수레를 위나라 쪽으로 돌리라고 부탁했다. 제자 자공(子貢)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물어봤다.
금방 선생님은 포지 사람들에게 맹세하셨잖아요? 그런데 그새 맹세를 어기시면 되겠어요? 공자가 대답했다.
"협박에 못 이겨 한 맹세는 설령 신선이라 해도 지키지 않을 터인데, 하물며 내가 왜 지키랴?" 자공은 아무 소리도 못했다.
마부는 좌우 양쪽 산이 다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힘차게 채찍을 휘둘렀다. 공자를 태운 마차는 먼지를 뽀얗게 일으키며 위나라를 향해 달려갔다. 가장 성실하고 가장 신의를 지키는 사람은 협박으로 맺은 조약을 지키지 않는다.
姜元求<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장>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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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