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구의 중국이야기> 무심(無心)과 유심(有心)
2019년 05월 24일 00시 00분 입력 무심(無心)과 유심(有心)은 아래윗집에서 다정히 살아 왔다. 원래 이들 두 사람은 본명을 가지고 있었는데 젊어서 과거(科擧)시험을 본 후로부터 우연히 무심과 유심이란 별명을 얻게 되었다.
그 때도 그들 두 사람은 아래윗집이었고 똑같이 과거시험을 치렀다. 과거시험을 치르고 난 그들 두 사람은 발표 일만 애타게 기다렸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좀처럼 발표가 나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한 두 사람은 어느 날 점술가를 찾아갔다. 점술가가 먼저 아랫집 사람을 보고 아무 글이나 내키는 대로 써보라고 했다. 그는 무심히관(串)자를 써주었다.
점술가는 종이 쓴 글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더니 환한 얼굴로 해석했다.
참 좋구먼! 과거시험에도 급제(及第)할 것이고 조정의 시험에도 급제할 팔자요.관(串)자는 맞힐 중(中)자가 두개로 포개져 있기 때문에 두 차례 시험을 다 맞힐 것이오!
옆에서 고개를 기웃거리며 구경하고 있던 윗집 사람도 슬그머니관(串)자를 써주었다. 점술가는 이번에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즉시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과거급제를 하기는 커녕 되려 병(病)에 걸릴 거요.
윗집 사람은 눈이 휘둥그래져서 반문(反問)을 했다.
무엇 때문이죠?
어험!
점술가는 마른기침을 크게 하고 나서 글자를 풀이했다.
금방 저 사람은 무심(無心)히관(串)자를 썼으므로 그 글자의 원 뜻대로 풀이해야 하지만 당신은 저 사람의 글을 보고 썼기 때문에 유심(有心)히 쓴 글이오. 그런즉관(串)자에 마음 심(心)을 합치면 근심할 환(患)자가 되는 것이오. 그러니 걱정이 뒤따를 것이오.
그 후 점술가의 예언을 증명해 주기라도 하려는 듯 윗집 사람은 낙방에 질병까지 걸려 고생을 해야 했다. 그 소문은 이내 고을로 퍼져 사람들은 아랫집 사람을 보고 무심(無心)이라 불렀고 윗집 사람을 보고 유심(有心)이라 불렀다.
강원구<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장>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 기사 목록으로 ] [ 프린트 서비스 ] [ 메일로 보내기 ]
|
|
칼럼/시사/논평/이슈 |
 |
| |
|
지역행사 소식 |
 |
| |
|
무료광고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