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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 교육계 정화 계기삼자
2006년 10월 18일 01시 00분 입력
향후 4년간 광주교육을 이끌어갈 교육감선거가 가까워 오면서 교육계는 물론이고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그 까닭은 항상 그랬듯이 교육감선거를 둘러싸고 온갖 금품수수와 향응제공 등이 판을 치고, 그 과정에서 '누구는 누구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등 상서롭지 못한 소문이 그치질 않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사회가 일종의 도덕적 불감증에 걸려있다고 해야 할 만큼 혼탁한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적어도 교육계만큼은 다른 곳보다 맑고 깨끗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 국민들의 정서요 기대라고 하겠다. 그러나 과연 그러하다고 할 수 있을까.
몇 개월 전부터 불거져 사회문제화된 신설학교의 납품비리는 우리 교육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시중에서 몇 십 만원이면 살 수 있는 책상과 의자가 몇 백 만원으로 둔갑되어 납품되고, 실제 20여 학급으로 개교한 학교에 30여 학급 분량의 실험기기가 납품되어 녹슬고 있는 경우마저 있다고 한다. 이러고서도 어떻게 교육재정이 부족하다고 투정을 부릴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심각한 것은 이러한 비리와 모순이 구조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학교단위의 비리는 교장과 행정실장간에, 그리고 그 위로는 지역교육청과 시교육청에 이르기까지 뿌리깊게 연결되어 있으며, 그 정점에는 교육감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선거직인 교육감의 경우 결코 적지 않는 선거자금을 쓰고 당선된 까닭에 본전을 찾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교육감 선거제도와 같은 근본적 문제점에서부터 구매업무의 민주화와 같은 실제적 측면에 이르기까지 개혁에 착수하지 않으면 안된다. 교육감선거를 '돈선거'가 되기 쉬운 간접선거와 학교운영위원을 중심으로 은밀하게 전개되는 비리선거로부터 탈피시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비리의 온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구매업무는 학교장과 행정실장에게만 맡기지 말고 교감, 평교사 대표 그리고 학부모와 시민단체 대표가 참여하는 개방형으로 바꾸면 지금보다는 훨씬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학교의 비리가 어디 이 뿐인가.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학생회장 만들고, 교육감상 받게 하는데 수 천 만원씩의 돈을 쓰는 학부모가 있는 한 우리의 교육은 깨끗해질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서 아무리 제도를 개선한다고 할 지라도 그 제도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의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기야 자질 미달의 초빙객원교수 한 명 정리하려다가 오히려 그 교수를 악덕축재자로 비방하는 익명의 유인물이 버젓이 캠퍼스에 살포되는 현실이 우리 사회라고 할 때, 교육계의 정화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번 교육감선거가 후보 가운데에서는 가장 깨끗한 사람이 당선됐다는 평가를 받게 되고 그럼으로써 또다시 입후보자와 당선자가 구속되거나 선거가 무효화되어 재선거를 치르는 불명예를 우리의 지역민들이 감수하지 않게 되기를 기대한다.
오수열 - 조선대 교수 · 한국동북아학회 회장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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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