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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균의 영화 칼럼
情! 그리고 希望? ‘해바라기’
2006년 12월 07일 03시 00분 입력
2004년 개봉 당시 관객들로부터 크게 호평을 받은바 있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각본과 연출을 그리고 <투사부일체> 각본을 쓴 강석범 감독이 얼마 전 두 번째 각본, 연출 작품인 <해바라기>를 내 놓았다.
필자의 개인생각으로 300만 명 이상 관객이 동원된 대박 대열에 낀 작품의 점수를 90점 이상으로 환산할 경우 강감독의 전작은 85점, <해바라기>는 89점 정도로 평가하고 싶다.
특히 상업성을 생명으로 하는 극영화를 일상적인 수치로 평가한다는 것이 감독에겐 큰 결례(缺禮)인줄 알지만 필자의 의도는 영화의 흥행성에 치우친 대중적 가치를 논하기보단 영화계 흐름으로 보아 총체적인 가치 기준으로 구분할 뿐이니 큰 오해 없길 바라는 마음이다.
엄마역 김해숙씨와 양 아들역 김래원군의 눈물 흘리게 하는 연기력, 그리고 살벌하고 잔인하며 섬찟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던 몇몇의 조연급 연기자들의 캐릭터로 인해 <해바라기>는 매우 강한 인상을 남긴 영화다.
또한 작품이 리듬을 타듯 긴장과 이완이 적절히 배치되어 강석범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이 돋보였으나 냉정하게 평가해 보면 과거 다른 작품들에서 흔히 보았던 비슷한 상황들을 주제로 삼아 전개하였기에 관객들은 이미 결말을 알아버리게 되고 즉 독창적이고 재치가 번뜩거린 새로운 상황들이 부족한 탓에 감독과 연기자들의 호연(好演)에 비해 89점에 그친 낮은 점수를 주게 된 것이다.
또 감독이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연출을 한다는 것은 영화에서는 큰모험이다. 이처럼 각본과 연출을 동시에 하게 되면 자칫 감독은 자기만족에 도취되어 자기 분신과 같은 장면들을 과감하게 편집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로 인해 작품이 반복되듯 이야기구조가 길어지는 오류를 범하게 되어 전체가 진부해지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현상을 감추기 위해서 연기와 연출이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지게 오버하게 되고 억지성을 띄게 되는 오류도 함께 발생하게 된다.
필자는 이 영화를 보는 동안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주인공의 숨은 카리스마가 기대되었고 그로 인해 긴장되어 스크린에서 잠시도 눈을 땔 수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 펼쳐질 장면들이 미리 읽혀지기에 필자 스스로 긴장에서 해방이 되어 고의적인 억지성 숨고르기를 통해 안정도 취해보곤 했다.
시나리오의 탄탄한 극적 구성력과 연출력이 돋보인 <해바라기>는 관객들의 심상을 빨아드리는 흡입력이 강했다.
오로지 대박만을 꿈꾸는 모든 영화들은 볼거리 느낄 거리 즐길 거리들이 풍성하다. 그러나 <해바라기>엔 군더더기처럼 영상이 가끔은 반복되거나 필요하지 않는 영상들도 눈에 띄는 즉 이중적으로 강조되는 부분들이 ‘옥에 티’라고 할까?
분명한 사실은 이 영화를 통해 정(情)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희망(希望)은 우리가 꼭 필요한 가치 있는 그 무엇일까? 하는 의문점도 담고 있는 극적 구성력이 뛰어난 영화다.
지금까지 필자는 지면을 통해 이처럼 점수를 주어 평가하거나 특정 영화에 대해 폄하 발언 을 한 사실이 없음도 분명히 밝혀둔다.
박형균<영화칼럼니스트>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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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