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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의회 관계 정상화 돼야
2006년 12월 29일 07시 07분 입력
병술년 한 해도 저물어가고 60여년 만에 한 번 찾아온다는 황금 돼지해인 정해년(丁亥年)이 밝아오고 있다.
병술년에 우리는 5·31 지방선거를 통하여 4대 민선차치시대를 개막함으로써 지난 10여년의 경험을 토대로 보다 성숙된 주민자치의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5·31지방선거는 지방의원에 대한 유급제 도입,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허용, 중선거구제가 도입됨으로써 지방자치 부활 15년 만에 지방자치의 내용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러나 광주광역시의 경우 5·31 지방선거로 당선된 시장과 시의회와의 관계가 초반부터 삐걱거림으로써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는 시장과 시의회의 다수의원이 같은 민주당 소속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원만한 당정관계의 정립으로 과거 보다도 훨씬 긴밀한 협력관계가 도모되기를 기대했던 시민들에게는 여간 실망스러운 일이 아니다.
시장과 시의회와의 관계가 삐걱거림으로써 우리 지역은 전국 최초로 집행부가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를 거부한 초유의 사태를 빚었는가 하면, 시장이 부동의(不同意)한 가운데 시의회가 유급보좌관제 관련 예산을 통과시키는 비정상적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양자간의 관계가 이처럼 대립과 갈등으로 이어지다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온다는 점에서 이는 조속히 치유되어야 할 과제이다. 이러한 대립과 갈등이 상호협력의 상생관계로 발전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시장의 열린 포용력이 발휘되어야 하겠다. 현재 박광태 시장의 정치적 위치는 시장의 신분이라기 보다는 호남정치를 이끌고 나가는 주역이라고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리더쉽은 지역정치를 안정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시의회 의장의 리더쉽이 발휘되어야 하겠다. 지난 5·31선거에서 당선된 시의원들의 상당수가 초선인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을 다독거리고 시 집행부와도 원만한 관계를 지속하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임무가 의장에게 부여되고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시의원들도 개인적 이익이나 당리당략을 벗어나 광주의 발전을 견인하는 주역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넓은 안목을 가져야 하겠다. 다원화된 대중사회에서 정치의 주역은 정치인들이라기 보다는 시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은 비록 평소에는 말없이 정치인들을 지켜보지만 그들은 선거를 통하여 정치인들을 심판한다. 지금 시의원들은 3년여 후에 치루어 질 선거에서 시민들로 부터 엄격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항상 시정을 최우선에 두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광주시에는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되어 있다. 문화수도를 차질없이 건설하는 일, 자동차산업과 금형산업 등을 제 괘도에 올려놓아 광주를 생산도시로 만드는 일, 민주·인권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는 일 등 어느것 하나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처럼 산적해 있는 과제 앞에 시장과 시의회가 합심하여도 부족할 터인데, 이들이 대립과 갈등만을 지속한다면, 이는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될 것이다.
모름지기 황금돼지 해인 정해년 새해에는 시 집행부와 의회가 시정을 위해 서로 손잡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시민들이 하여금 함박 웃음을 웃을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한다.
오수열 <조선대 교수·한국동북아학회 회장>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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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