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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균 교수의 영화 칼럼
한국영화의 희망 ‘마파도 2’
2007년 01월 24일 02시 08분 입력
전남 영광 백수 동백마을에서 촬영되어 개봉된 ‘마파도 2’에 쏠리는 관객들의 관심이 보통이 아니다. ‘마파도’ 1편에서도 그랬듯이 2편 역시 영화 속 주요 인물들을 살펴보면 5명의 할머니들과 두 사람의 젊은 남자가 이야기의 큰 인적요소이다.
소설도 아닌 영화 형식으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인물구성으로 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마파도 1편 상황처럼 복권에 얽힌 이야기를 그린 1998년 커크 존스 감독의 ‘웨이킹 네드 (Waking Ned)’를 비롯해 노인들과 얽힌 여러 형태의 영화들은 많이 있었지만 5명이 넘는 노인들과 젊은 연기자가 한데 엮어지는 장면들은 그리 흔치 않은 현상이다.
바로 마파도 시리즈의 큰 단점이자 장점이 되기도 하다. 물론 영화의 흥행성만 따지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노역(老役)이 많이 나와 흥행까지 성공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또 우리 영화들이 그렇듯이 총 제작비 30억원이 안 되는 소규모 예산에 가까운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100억원이 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자주 등장하지만 대개의 경우 30억원 미만으로 많은 영화들이 제작을 마치곤 한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영화다운 영화를 만들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도 자각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스크린쿼터의 축소는 두말할 나위 없이 우리 영화의 앞길을 막는 주된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마파도 시리즈처럼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비록 저 예산 영화이지만 한국형 흥행영화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희망을 이 영화에서 찾을 수가 있다.
한마디로 우리영화 자존심을 세워주는 즉 스크린쿼터 축소의 울분을 상쇄(相殺) 시켜주는 효과를 마파도 시리즈에서 찾을 수 있는 희망이 있다.
이 영화 속에는 코믹과 슬픔과 반전 그리고 휴머니즘이 담겨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족영화가 되기도 한다.
가족중심의 영화들과는 조금은 다르지만 동리주민들이 한 가족처럼 보이면서도 알캉 달캉 서로 다투며 살아가는 모습과 세상사 허접한 이야기들도 이 한편의 영화 속에 다 들어 있다.
그래서 관객들은 영화 속에서 희망을 맛보고 웃음도 맛보고 서스펜스도 느끼면서 통속적인 슬픔과 오버된 웃음까지 세상사 모든 쓰고 단 맛들을 경험하게 된다.
영화 속 소재가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아무리 소재가 특이해도 연출의 힘이 약하면 구성력이 떨어져 흥행에도 실패하고 여러 투자자들도 큰 손실을 입게 된다.
그렇게 계속되면 우리 영화는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고 점차 영화산업에 투자하겠다는 사람들은 없어지고 자연발생적으로 우리 영화는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마파도 시리즈가 계속 양산된다면 앞으로 우리 영화도 희망이 보인다는 것이 필자의 강력한 주장이다.
우선 살아남아야 후일을 약속할 수 있듯이 우리 영화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버미학도 명약으로 알고 잘 대처해 나가야만 한다. 이젠 세계 영화계 속에서 발버둥치며 견디며 싸우며 살아남아야만 하는 영화계 현실이 아쉽기도 하지만 이번 마파도 시리즈를 통해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고 광주·전남에서 좋은 영화들이 많이 탄생되었으면 한다.
박형균<영화칼럼니스트>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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