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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도 설날 제기차기를 했을까
옛날 옛적의 설날은 어떤 놀이를 …
2007년 02월 18일 00시 09분 입력
최고의 인기드라마 주인공 주몽은 고구려 건국의 영웅이다. 만주 벌판을 말 달리며 적을 물리치는 호쾌한 장면이 펼쳐진다.
그러나 어릴 때의 주몽은 어땠을까. 누구못지않은 개구쟁이였을지 모른다. ‘삼국사기’‘삼국유사’를 보면 일곱 살 때 스스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쏘면 백발백중 이어서 ‘주몽’이라 불렸다고 한다. 분명 장난감 활이었을 것이다.
주몽의 아들 유리도 어릴 때 길거리에서 놀다가 참새를 쏜다는 것이 잘못하여 물을 긷는 부인의 항아리를 깨뜨렸다고 ‘삼국사기’에 나온다. 새총을 가지고 논 모양이니 쏘는 게 ‘전공’인 집안이다. 주몽이 어떤 놀이를 했는지 자료를 찾을 수는 없으나 역사기록에 나타난 것만 보아도 삼국시대에 행해진 놀이가 꽤 다양하다.
중국 역사책‘구당서(舊唐書)’에는 고구려 사람들이 바둑과 투호(投壺) 놀이를 좋아하며 모두 축국(蹴鞠)에 능하다는 내용이 나온다. ‘북사(北史)’는 백제에 투호 저포(樗蒲) 농주(？珠) 악삭 등 여러 가지 오락이 있는데, 특히 바둑을 좋아한다고 소개한다.
삼국유사’에는 김춘추와 축국을 하던 김유신이 일부러 옷을 밟아 옷끈을 떨어뜨리게 하고 누이에게 달아주도록 했다는 이야기가 나와 당시 신라에서 축국이 성행했음을 알려준다. 김유신은 또 연을 날렸다는 사실이 최초로 역사에 기록된 인물이다. 신라에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이 많다는 기록도 있다.
‘축국은 지금 성행하는 축구의 원조 쯤 되는 놀이이며 투호는 요즘도 명절이면 고궁 등에 많이 등장한다. 저포는 윷놀이로 보이며 농주는 나무로 만든 공 여러 개를 가지고 올렸다 받았다 하면서 노는 기예적인 놀이다.
악삭은 쌍륙의 다른 이름이다. 쌍륙은 주사위에 나오는 숫자에 따라 판 위의 말을 움직여 먼저 나가면 이기는 놀이다. 양반계층에서 주로 행해졌으며 특히 부녀자의 실내 놀이로 정착했는데 요즘 볼 수 없는 놀이 중 하나다. 이밖에 화전놀이 택견 탈놀이 씨름 사자놀이 공기가 행해졌음이 기록이나 유적을 통해 알려진다.
고대의 놀이는 전쟁이나 점술에서의 행위나 사용하던 도구가 전해져 놀이로 변형된 것이 적지 않다. 또 자연발생적으로 즐기게 된 놀이가 많다. 예를 들어 활쏘기나 칼싸움, 태껸, 씨름 등이 전쟁의 행위나 도구를 본 뜬 놀이라고 볼 수 있다.
윷이나 주사위도 본래 점술의 도구였다. 이것이 놀이기구화한 것이 윷놀이와 주사위를 사용하는 여러 놀이들이다. 줄다리기 석전(돌싸움) 등 편을 갈라 벌이는 대동놀이들도 본래 풍년과 번성을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설 무렵 남녀노소가 즐기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놀이인 윷놀이는 부여 때부터 전해오는 놀이라는 설이 있으나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
팽이치기 자치기 제기차기 널뛰기 오목 고누 등은 유래에 관한 뚜렷한 기록이 없으나 아주 옛날부터 자연스럽게 즐기게 된 놀이들이다. 윷놀이나 팽이치기 등은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것이 고대 기록을 통해 확인된다.
안동대 민속학과 한양명 교수는 “역사서에 나오지 않는 많은 놀이들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우리 민족이 가무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에도 다양한 놀이를 즐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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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