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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교수의 웰빙칼럼-멍게
우렁쉥이(멍게)
2007년 03월 31일 00시 36분 입력
"껍질을 벗긴 멍게를 알맞게 썰어 오이를 곁들여 회로 먹으면 아릿한 독특한 향미가 입안에 가득히 퍼진다. 멍게는 호사한 여름철에 홑옷 바람인 여인이 풍기는 축축하면서 비릿한 색정덩어리가 뒤통수를 치고 빠져나가는 것처럼 느끼게하니 참으로 야릇한 해물이다.
" 프랑스의 미식가의 제왕 '퀴르농스키'의 말이다. 멍게에서 '비릿한 색정'을 맡아내다니.... 과연 음식을 관능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놀라운 감각이다.
멍게(우렁쉥이)는 붉은 몸 전체에 울퉁불퉁한 혹을 달고 있는 주먹만한 해산물이다. 갯것이 주는 비릿한 냄새가 별로 없고 암수가 한 몸에 있다.
멍게에는 노화를 방지하는 타우린, 숙취에 좋은 신티올이 들어있고,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여 당뇨병 환자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양식업이 발달된 지금은 일년내내 먹을 수 있지만, 수온이 높은 5월부터 여름사이에 생산된 멍게가 가장 맛이 좋다. 강장효과가 있는 글리코겐 함량이 겨울철보다 약 8배나 높기 때문이다.
멍게 손질법은 간단하다. 멍게의 윗 부분을 잘라, 살에 붙어 있는 검은 내장을 떼어내고, 한 입 크기로 썰면된다. 보통 술안주로 이용되는데 3, 4년 정도 된 멍게의 맛과 향이 가장 뛰어나다. 빛깔은 붉고 단단한 것이 싱싱하고, 까고 난 후 속살은 주황색이 맑으며 도톰한 것이 좋다.
음식에서 색이 주는 미각적 효과는 크다. 고추, 당근, 멍게처럼 붉은색은 자극적인 색상 때문에 음식의 맛을 돋구는 작용을 한다. 또한 귤, 레몬, 늙은 호박과 같은 노랑색은 신맛과 달콤한 맛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고, 오렌지색은 식욕을 촉진시킨다.
우리는 한 접시의 음식을 상에 놓을 때도 색색의 고명을 얹는다. 이것은 음식을 보기 좋게 하는 것 외에도 식욕과 미각의 밀접한 관계를 고려한 것이다. 우리 속담에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하지 않은가. 또한 동서남북과 대지를 상징하는 오방색을 나타낸다.
해삼, 해파리, 멍게는 '3대 저 칼로리 수산물'로 각종 무기질은 많으나 지방질이 거의 없다. 요즈음 다이어트 음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다. 다이어트를 위한 조리방법의 핵심은 정해진 칼로리내에서 얼마나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고, 어떻게 칼로리를 낮추느냐 하는 것이다.
같은 식품이라도 조리법에 따라 칼로리가 달라진다. 살찌는 것이 염려된다면 튀기고 볶는 음식보다 삶거나 찌고, 굽는 음식을 먹어야 된다. 어패류와 흰살생선은 칼로리가 낮아 비만을 걱정하는 사람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특히 회는 다이어트식품으로 이상적이다.
담백한 자체의 맛을 즐기는 회는 싱싱한 제철 생선이 좋다. 날로 먹는 것이므로 무엇보다 신선도가 높아야 재료의 참 맛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먹기 직전에 잘라야 제 맛이 나므로 되도록 통째로 사야 한다.
신선한 회를 감칠 맛있게 하는 것은 초고추장과 겨자이다. 초고추장을 만들 때 화학식초대신 레몬즙을 이용해보시라. 부드러우면서 상큼한 향이내는 신맛은 비타민 C의 공급뿐만 아니라 미각을 한층 높여줄 것이다. 입안에 군침이 돈다. 알전구가 달처럼 떠 있는 포장마차라도 찾아나설까.
김정숙<전남과학대학호텔조리과 교수>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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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