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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판기의 고사성어
갈택이어(竭澤而魚) 못을 말려 고기를 얻다
2007년 04월 03일 04시 48분 입력
마를(갈) 못(택) 말이을(이) 고기(어)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어 물고기를 잡으면 잡지 못할 리 없지만 훗날에는 잡을 물고기가 없을 것이요, 산의 나무를 모두 불태워 짐승들을 잡으면 뒷날 잡을 짐승이 없게 될 것이다.
지금 속임수를 써서 잠시 위기를 모면한다 해도 영원한 해결책이 아닌 이상 임시방편의 방법일 뿐이다. 다시 말하자면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는 것은 되려 화를 초래한다는 말이다.
한미자유무역협정 협상 문제로 국론이 찬반양론으로 분열되어 나라가 시끄럽다. 진보진영은 졸속타결을 반대하고 정치권 역시 찬반양론으로 갈리어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갈피를 못 잡고 혼란스럽다.
문제는 국민의 대부분이 협상 쟁점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찬성하고 추진하는 쪽도 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일부 협상대표만 내용을 알고 있다. 이렇게 당사자인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린 채 미국의 입맛대로 협상이 타결되면 일부 대기업들과 부자들은 배를 불리울 수 있지만 장차 70%가 넘는 중산층과 영세민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으니 답답하다.
협상에 찬성하고 있는 송영길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은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도 양 김씨는 반대했다. 단기적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며 “책임있는 지도자들이 반대를 하려면 초기부터 막아야지 이제 와서 그만 두라는 건 옳지 않다”고 말한다. 궤변이다. 중장기적으로 우리들에게 돌아올 이익과 그로 인하여 입게 될 부작용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경부고속도로건설과 비유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 협상이 타결되면 부자들은 이익을 보겠지만 영세한 서민들이 받는 피해는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해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국민들에게 정확한 실상을 알려 국가의 명운이 걸린 협상을 졸속으로 타결하려 하지 말고 국민적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 연못을 말려 물고기를 모두 잡으려 하지 말고 물고기들이 충분히 자생력이 생긴 후에 수위를 조정해야 물고기들이 경쟁력을 갖고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농민들의 피맺힌 절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방관하지 말고 두 눈 부릅뜨고 졸속 협상타결로 인하여 우리의 삶에 어떤 피해가 올 것인지 판단하여 이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민판기 <금계시문연구회장>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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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