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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교수의 웰빙칼럼-쑥갓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쑥갓
2007년 05월 10일 05시 21분 입력
풋풋한 야채와 신선한 음식에는 대지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나른한 몸에 생기를 주고 “아삭아삭” “사각사각” 씹히는 질감과 혀끝에 닿은 다양한 맛과 영양은 자연의 신비이다. 야채를 먹는 것은 자연의 생기를 먹는 것으로 인체의 건강을 증진시킨다.
향이 독특한 쑥갓은 지중해가 원산지인 국화과 식물이다. 쑥갓의 학명은 금꽃이라는 의미고 종명은 왕관을 뜻한다. 쑥갓이 갓을 썼으니 어찌 반열(班列)이 높지 않겠는가.
잎은 쑥을 닮았는데 노란 단추모양의 쑥갓꽃은 텃밭에 놓아두기 아까울 정도로 고와 화초역할까지 톡톡히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동남아권에서는 채소이지만 유럽에서는 관상용 화초로만 재배되고 있다. 서늘하고 습기가 알맞은 곳을 좋아하고 늦가을부터 봄 사이에 나오는 것이 가장 맛있다. 잎이 싱싱하고 줄기가 가늘고 연한 것이 최상품으로 꼽힌다.
2003년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의 발표가 흥미롭다. 자외선을 쪼인 쑥갓 등 엽채류가 혈중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노화방지, 암과 성인병예방 기능을 다량함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공재배한 식물보다 자연에서 햇볕을 쪼이며 자란 식물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을 다시금 입증한 것이다.
쑥갓은 모세혈관을 넓히고 혈압을 내려주며 비타민A가 풍부해 야맹증 치료에 효능을 발휘한다. 다른 녹황색채소보다 무기질과 섬유질이 풍부한데 칼슘은 신경을 안정시키고 칼륨은 성인병을 예방한다. 카로틴과 비타민C도 풍부해 암 예방이나 피부미용에도 좋다.
쑥갓은 열량이 100g에 26cal밖에 되지 않으나 특유의 향은 자율신경에 작용해 원활한 위장 활동, 기침과 변비에 효능을 발휘한다. 예로부터 위를 따뜻하게 하고 장을 튼튼하게 하는 채소로 애용되어 왔다.
쑥갓은 심장기능을 활성시키므로 생즙을 내 한잔씩 공복에 마시면 중풍예방, 타박상의 환부와 가벼운 동상에도 효과가 있다. 쑥갓잎을 그늘에 말려 입옥제로 사용하는데 어깨결림과 신경통에 좋다고 한다.
상치쌈을 먹을 때 쑥갓을 곁들이면 상큼한 쑥갓향 때문에 상추쌈의 풍미가 한결 살아난다. 싱싱한 쑥갓에 양념장을 얹어 살살 털듯이 무쳐낸 쑥갓겉절이, 싱그러움과 고소함이 바삭하게 살아있는 쑥갓튀김, 데친 쑥갓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강회는 입맛을 되찾게 하는 훌륭한 영양식품이다.
야채는 고유의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도록 단순한 조리법을 사용해야 한다. 쑥갓은 신선한 상태로 날것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으나 그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이나 어린이에게는 튀긴 것이 영양가의 손실이 적어 좋다.
조개탕을 끓일 때 먹기 전에 쑥갓을 곁들이면 상큼한 맛을 준다. 맛의 조화와 영양의 균형, 뽀얀 국물 위에 파랗게 떠 있는 쑥갓은 시각적으로 맛있게 보여 미각을 돋구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조개탕과 쑥갓은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하나보다.
비타민의 파괴를 막기 위해서는 데칠 때 소금을 조금 넣고 뚜껑을 연 채 데치도록 한다. 데친 후에는 곧바로 찬물에 헹구는 것이 포인트. 전골이나 매운탕 등에는 날것으로 그대로 넣어야 향미가 살아난다. 비타민의 손실을 줄이려면 찌개에 넣을 때는 불끄기 직전에 넣는 것이 좋다.
쑥갓은 조금만 건조하면 금방 시들어 버리기 때문에 사온 즉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보관할 때는 분무기로 물을 뿌려준 후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에 보관한다. 좀더 오래 보관하려면 소금물에 데쳐서 물기를 뺀 다음 랩에 싸서 냉동실에 둔다.
싱싱한 식품 재료와 좋은 솜씨로 정성들인 음식은 기름진 음식에서 찾을 수 없는 담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제철식품의 생명력과 건강한 입맛을 돋우는 쑥갓으로 식탁의 생기를 돋우어 보자.
김정숙 교수 <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 김치발효과>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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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