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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예술의 거리에서 만난다- 탱화작가 고영을씨 2007년 06월 03일 00시 57분 입력
세계 속에서 분주하게 명성을 벼리어가는 탱화작가 고영을(여. 무형문화재 탱화부문 이수자)씨를 그곳에서 만났다. 한국의 탱화를 들고 불란서 등지에서 전시해 세계의 극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작가다. 대학에서는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서양화로서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일었다. 탱화장 구봉스님의 문하로 들어섰고 수도하는 마음으로 탱화를 익혀 마침내 광주무형문화재 탱화부문 이수자가 됐다. 그가 한국탱화를 들고 불란서에서 전시했을 때 세계가 보여준 반응은 놀라운 것이었다. 각 일간지며 방송에서 극찬이 쏟아졌다. ‘금빛 세필로 일구어낸 동양의 심원한 아름다움’이 탄성의 요지다. 상상할 수 없는 꼼꼼함과 헤아릴 수 없는 정신의 깊이로 전세계를 감동시킨 것이다. 한국탱화가 세계의 가슴을 울렸다. 이때 그녀가 얻은 확신은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가장 세계적인 아름다움이다.”라는 것이다. 이런 성과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전남대 재학 시절 서양화를 전공한 그가 탱화에 빠져 든 것은 1981년. 탱화장 구봉 송복동(龜峯 宋福東·1910∼1998) 스님 문하에 들어가 선긋기부터 시작했다. 그로부터 26여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는 생활 속의 소재와 주제를 자신만의 기법으로 표현해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낸 것이다. 탱화 속에서 자유롭다. 이른바 ‘종심소욕 불유구 從心所慾 不踰矩’.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공자 70세의 경지라면 과장인가.<@1오른쪽> 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에 그의 작업실이 있다. 이름은 ‘심향실(心香室)’. 심향실은 “그림 그리는 사람은 일심(一心)으로 정성을 다해야 하고 그 마음에서는 향기가 나야 한다”는 뜻. 10년 전 원로 한국화가인 아산 조방원 선생이 직접 지어줬다. “탱화도 시대상을 반영해야 합니다. 고전적 탱화에만 머물면 안되지요. 그렇다고 전통적인 방식을 소홀히 해서도 안됩니다. 옛기법을 완벽히 소화해서 현대화로 완성해야 제대로 된 탱화의 맛이 나지요.” 이런 그의 보석같은 탱화가 걸려있는 곳은 파리 길상사, 남원 실상사, 광주 증심사, 목포 약사사, 광주 문빈정사 등등이다. 사찰뿐만 아니라 서울 금호미술관에도 ‘16관경 변상도 지장탱’이 봉안돼 있다. 고영을 화백이 지난 1999년 성륜사 대웅전 외벽에 탱화를 그렸을 때의 일이다. 당시 생불로 추앙받던 청화스님이 “극락에 다녀온 사람만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탱화를 그린다”는 그는 오늘도 탱화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한 새로운 전진을 전남 담양의 심향실에서 꿈꾸고 있다. 김현문/시인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 기사 목록으로 ]  [ 프린트 서비스 ]  [ 메일로 보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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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