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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교수의 '꽃요리'
색상, 모양, 맛 등 오감만족
100여종 꽃 화전 등에 사용
2005년 05월 09일 07시 28분 입력
봄볕은 아편처럼 사람을 취하게 하나보다. 진달래 , 벚꽃 등 꽃들의 함성을 앞세워 사람들을 산으로 들로 진군시키는 걸 보면 삼짇날이 되면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고, 사운 대는 바람은 감미롭고 노란 개나리 꽃 덤불이 응달진 마음에 등을 켠다.
세상의 아름다운 것 중에 으뜸은 꽃이다. 꽃은 신을 경배하거나 소망을 빌 때 바치는 ‘예물’ 이었고 마음을 바쳐 신에게 귀의하고 복종한다는 것을 뜻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식인 꽃 요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꽃을 요리에 이용하는 목적은 아름답게 하여 먹고 싶게 하고, 좋은 향으로 식욕을 돋우고, 맛과 다양한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다.
꽃은 한 생명의 정수리로 꽃을 먹는 일은 한 생명의 에센스를 먹는 것이다. 자태와 향기를 감상하던 꽃은 아름다운 색상, 모양, 맛 등 오감을 동시에 즐겁게 하는 훌륭한 식재료이다. 그뿐 아니라 풍부한 영양에 칼로리는 전혀 없어 건강과 비만을 염려하는 현대인에게 이상적인 식재료가 된다.
꽃에는 단백질과 다양한 종류의 아미노산 등을 함유하고 있어 인체의 면역기능을 높이고, 노화방지와 뛰어난 미용효과가 있다. 꽃잎에 있는 꽃가루는 식물의 생식세포를 가지고 있어 뿌리, 줄기, 잎보다 몇 배 더 많은 영양이 있다.
문헌상에 나타난 꽃 요리에 대한 기록은 약 1천 3백년 전인 당나라의 무축천여황 이후의 일이다. 화조일(음력 2월13일)에 궁녀들에게 백가지 꽃을 채집하게 하여 떡을 만들어 신하들에게 나누어준 이후 ‘화찬(花饌)’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예전에 꽃요리는 고대 황후나 비빈 등 특권계급의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였으나 점차 너나 할 것 없이 꽃을 식용하여 민간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하였다고 수당가화록(隨唐佳話錄)은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진달래꽃, 참깨꽃 등을 먹었음을 ‘규합총서’의 기록으로 알 수 있다.
세계적으로 먹는 꽃은 약 100여종으로 음료, 화전, 샐러드, 술, 빵 등에 이용한다. 꽃은 색깔과 모양만큼 다양한 특유의 맛을 가지고 있다. 나스타튬은 매운맛, 베고니아는 신맛, 비단향꽃무는 무우맛, 로즈마리나 팬지, 나팔꽃, 호박꽃은 달콤한 맛이 난다. 서양에선 식용화가 샐러드나 화채, 디저트로 사용되어 ‘ 먹는 것’ 이라는 생각이 보편적이고 일본만 해도 ‘ 꽃음식’이 대중적인 편이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꽃을 이용한 음식은 풍성하고 향긋한 식탁으로 보는 즐거움과 색다른 미감으로 먹는 기쁨을 준다. 향긋한 식탁은 우리 식생활을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직접 기른 꽃을 사용하거나 식용꽃을 사용해야한다. 화원의 꽃은 농약이 많아 식용할 수 없다.
김정숙 (논설위원 .전남과학대학교수)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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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