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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은 과학과 접목될 수 없을까?
2007년 08월 23일 00시 00분 입력
인간은 누구나가 자기 자신의 운명을 알고자 한다. 전근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나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자신의 운명에 관심을 두고 있음이 증명되고 있는 것같다.
신라 시대의 성덕여왕은 첨성대를 만들어 별자리를 관찰하도록 하여 특이한 자연현상을 보면서 문제의 해결책을 강구한 사실을 엿볼 수 있으며, 조선시대의 과거제도에는 명과 라는 분야가 있었는데, 이 명과는 중인들이 보는 잡과 중의 하나로 점술을 보는 점술가의 자격시험과도 같은 제도로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동양의 역술을 대표할 수 있는 중국 당나라의 사주를 지목할 수 있다. 또한 서양에서는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 시대의 의술의 하나로 환자의 얼굴을 보고 몸 안의 질병을 꿰뚫어 보는 시안진법이 역술의 관상학이나 인상학으로 그 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진 것은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역술과 점술은 역사 속의 판타지처럼 어두컴컴한 직업세계로 숨어들면서 그 빛을 잃게 되고 점집, 무당집 이라는 경시의 대상이 되어 동양철학의 범위 내에서도 인정의 인식이 격하되었던 사실을 엿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찌 보면 답답한 인생의 해답을 구하고 위로를 받음과 용기를 얻는 어둠 속의 촛불과도 같은 철학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주님께 기도하고, 부처님께 기도하고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역술인을 찾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도 IMF를 겪은 뒤에 급물살을 타듯 1998년부터 역술가들의 대문 두드리는 소리가 커지기 시작한 것 같다.
이와 같은 요인으로 오프라인 점집 등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직업의 한 장르에 그 역할을 충분히 소화하고 있게 된 것이 오늘날의 실정이다. 서울의 역술 밀집 지역은 미아리 촌을 비롯하여,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 한복판에도 많이 운집되어 있다.
그리고 역술인들도 세련된 차림의 젊은 도사들이 서양의 구슬점, 보석점, 타로 카드점, 동양의 사주와 궁합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거침없이 인생의 솔루션을 제시하는 모습을 볼 때면 어리둥절할 때가 많다.
그런가 하면 석박사의 역술인들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는 것이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역술인이 줄잡아 50만이나 된다 하며 연간 매출 금액이 4조원에 이른다 하니, 국가 경제의 한 축을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과 같다.
이토록 실용적 활동이 대단하다는 것은 인간사의 공허함과 자신의 운명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속성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미심적하고 염려되는 것은 과학과의 접목이 전혀 없어도 사람들의 혹한 마음이 동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는 일이다. 만일 과학으로 증명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오히려 진정한 역술의 가치를 상실할 수도 있기에 과학과의 거리를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대단한 성업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허를 노려서는 안 된다.
아무리 보통 사람들이 점술이나 역술에 문외한이라 하여 기획점술이나 역술을 점지하는 것은 위로와 용기를 주는 것이 되지 못하고 정신적 현란함을 줄 수 있기에 염려되는 것이다. 인간사의 만사가 허무한 것이 없겠지만, 역술의 경지가 어느 한 부분이라도 과학성을 동반하게 된다면 새로운 학문의 개척이 되리라고 생각된다.
서길웅<서강 전문학교 학장>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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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