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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열 교수의 정치칼럼
민주열사묘역은 분리 조성되어야
2008년 05월 28일 00시 00분 입력
그동안 광주에 조성될 것으로 기대되었던 「민주열사 묘역」이 경기도 지역에 조성키로 결정되면서 적지 않는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화운동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최근 수도권 거주자의 편의를 고려하여 민주열사 묘역을 경기도 지역에 조성하기로 결정하였고, 이에 따라 광주 망월동 묘역에 묻혀 있는 적지 않는 숫자의 민주열사 또한 그곳으로의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한다.
참여정부 하에서 민주열사묘역을 조성하기로 결정할 때부터 광주광역시와 시민단체들은 민주화에 관한 광주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내세워 묘역의 광주 유치를 추진하여 왔고,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로부터도 긍정적 반응을 얻어 광주지역으로의 결정은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처럼 긍정적으로 검토되던 광주지역에의 조성이 어찌된 연유로 경기도지역으로 결정되었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우선 민주열사묘역은 단순한 묘역이 아니라 이 땅의 민주화에 헌신한 사람들이 묻힐 묘역이라는 점에서 민주화 운동과 밀접한 상관성을 지닌 지역으로 결정 되는게 옳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묘역은 단순히 민주화에 관련된 사람들을 매장하는 곳에서 그치지 아니하고 이를 통하여 그 정신의 선양이 도모될 수 있는 지역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5?18국립묘지가 위치한 광주 이상의 지역은 없을 것이다.
더욱이 묘역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서도 민주화를 이해하고, 그 정신의 선양을 위한 열기가 높은 지역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노파심이지만 혹시라도 다시 반민주적 정권이 등장하는 경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관리가 가능한 지역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러 가지 합리적 이유에도 불구하고 광주지역이 지닌 교통상의 불편함 때문에 경기도 지역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다면 묘역을 나누어 조성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수도권 거주자의 편의를 고려하여 경기도 지역에 하나를 조성하고, 광주?전남을 중심으로 한 지방거주자들을 위하여 광주에 하나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관리의 비효율성이 문제로 대두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얼마든지 합리적 대안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광주에 조성하는 묘역의 관리는 관련기관간의 업무 협약을 통하여 5?18국립묘지관리사무소에서 담당토록 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든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광주광역시의 이성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민주열사 묘역에 안장될 전체 숫자의 파악에서부터 시작하여 그 가운데 수도권과 지방권의 숫자는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현재까지 민주화 관련인사로 인정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 수렴 등이 이루어지고 이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경기도 지역으로 결정되게 된 가장 커다란 이유인 교통의 편의성은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에 들어선 오늘날에 있어서는 커다란 장애요인이 될 수 없으며 그보다는 이 묘역의 조성이 국가와 사회에 미칠 영향, 특히 민주화 과정에 있는 국가들에게 그 정신을 확산시키는데 어디가 가장 적합한 곳인지가 우선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이처럼 합리적 과정을 거치게 되면 민주열사 묘역은 광주지역으로 결정하거나 최소한 분리 조성하는 것이 훨씬 나은 대안이라는 것이 밝혀지게 될 것이다.
오수열 교수<조선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부>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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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