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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 21주년기념 촛불문화제
2008년 06월 08일 00시 00분 입력
이명박정부가 미친소 수입을 강행하려다 오구삼살방(惡鬼三煞方)에 갇혔다. 이명박 탄핵과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요구를 ‘수출자율규제’로 모면하려다 도리어 WTO와 한미FTA에 위배되는 자충수를 둔 것이다.
수출자율규제’란 말 그대로 자율이기 때문에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나 특정위험물질, 곱창, 혀, 사골, 꼬리뼈 등을 수출하는 위반행위를 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제재할 수도 없다.
더 큰 문제는 ‘수출자율규제’란 우리 정부가 스스로 검역주권을 포기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굴욕적인 협상에 분노를 느끼고 있던 국민들의 투쟁열기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자초한 셈이다.
결국 이명박정부는 자기모순에 빠졌다. 한미FTA를 적극 찬성하던 미의원들조차 미국쇠고기 수입고시연기로 한미FTA 비준에 반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고, 반대로 수입고시를 강행하자니 실제 WTO와 한미FTA 조항에서도 ‘수출자율규제’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태가 꼬이자 광우병 사태 이후 비교적 잠잠했던 보수단체들이 현충일을 계기로 몸을 일으켰다. 전직 북파공작원(HID)과 특수첩보부대 출신들의 모임인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 700여명이 5일 서울광장에 위패와 태극기를 꽂고 '현충일 철야합동위령제'를 빙자하여 촛불문화제를 못하도록 장소를 선점한 것이다.
또 국민행동본부와 뉴라이트전국연합은 10일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5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법질서수호국민대회'를 열어 친북좌파세력이 평범한 시민을 선동하는 걸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촛불문화제에 극우세력의 준동으로 21년전의 6월항쟁이 되풀이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단순히 반복되고 있지는 않다. 10대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문제점만이 아니라 이명박정부의 오만함과 보수언론의 실체도 알아냈다.
10대들이 주도하고 있는 촛불문화제는 여당뿐만이 아니라 야당에 대한 불신, 조중동 절독과 조중동에 광고내는 회사 불매운동, 그리고 한겨레신문, 경향신문이라는 정론지에 대한 지지로 나타났다. 야당을 포함한 보수정당이 어떠한 말을 하여도 '꼼수' 이상으로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보수의 근본적인 위기가 생겨난 것이다.
이명박탄핵을 주도하고 있는 다음 카페 ‘안티MB’에 탄핵서명이 130만 명을 넘었다. 덩달아 이명박탄핵을 확실히 하려면 국민소환을 해야 하며, 국민투표로 국민소환을 하기 위해서는 ‘국민소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자는 카페도 만들어졌다.
불과 며칠 사이에 실명확인을 거친 서명자가 16만 명을 넘어섰다. 지방단체장과 지방의원은 주민소환제가 실시되고 있는데, 국회의원과 대통령에게는 국민소환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광우병 사태를 캐다가 민주당을 포함한 보수정당의 실체까지 알아버린 10대들은 6월 10일 서울 100만명, 광주 10만명 규모의 촛불행진으로 국민주권을 선언하겠다고 나섰다. 10대들은 정부와 보수정당이 기존의 방향을 쉽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또 바꾼다고 해도 잘 믿어주지도 않을 것이다. 기댈 만한 정치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10대들 스스로가 국정의 중심에 서 있다.
2008년 6월항쟁은 10대의 창조성과 민주성, 그리고 정열에 달려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대한민국헌법제1조의 노래를 부르며 10대가 국민주권 시대를 선언하고 있다. 1987년 6월항쟁이 ‘직선제 개헌’이었다면 2008년 6월항쟁은 ‘국민소환’이다.
김상집 <참여자치21 공동대표>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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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