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은주 시인의 詩 두편 | | | | 입력시간 : 2022. 03.31. 14:40 |   |
봄 햇살
신 은 주
빨래줄에 묶여 햇살이 춤을 춘다
배시시 고개 내민 꽃봉오리
골목길 아가들은 걸음마 내밀고
고샅길 사금파리 이마가 반짝인다
시린 몸 이끈 할매
너를 만나려고
담벼락에 기대어 쭈그리고 앉아있다
時作
신 은 주
꽉 걸어 잠근 자물쇠통 쬐끔씩 삐집고 열어본다
노래를 부르려 하고
책을 보려 하고
사물을 세밀히 관찰하게 되고
신기하게 자물쇠는
내 애잔한 머언 기억 몇 개를
농익은 들판처럼 풍성하게 더해준다
예사소리, 상상럭, 체험, 시적긴장
이런 용어들
단조로운 내 삶을 꺠운다
오늘은 유년의 할머니 품을 꺼내어
자물쇠통을 크게 열어 時作을 한다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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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