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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신종플루 괴담까지 돈다
기침소리에도 민감…각종 억측 확산
지나친 공포 ‘사회적 피로감’만 높여
2009년 09월 18일 00시 00분 입력
감염자가 6000명을 넘어서고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하나둘 늘어나면서 지나친 공포감이 몰고 온 헛소문과 과민반응이 불필요한 긴장감을 늘리며 사회적 피로를 높이고 있다.
현재까지 치사율이나 확산 속도 등을 볼 때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보건당국의 설명에도 사회적 민감도는 차츰 극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신종폴루 민감성
이 모씨는 최근 거래업체를 찾았다가 당황했다. 처음 만난 거래처 직원에게 악수를 청했는데 우물쭈물 목례로 대신하더니 “신종플루 때문에…”라고 말끝을 흐렸기 때문이다. 이씨는 “처음엔 좀 당황했지만 생각해보니 그럴 수 있겠다 싶더라”고 말했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이나 버스에선 기침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대학생 김환일(20)씨는 “버스에서 멀찍이 기침 소리가 들렸는데도 사람들 얼굴이 일순간 굳어지더라”며 “학교 도서관에서 기침 소리만 나도 술렁이곤 한다”고 전했다.
◆회식문화도 달라졌다. 대기업 부장 김모(43)씨는 “오랜만의 회식 자리에서 술잔을 돌리다가 원시인 취급을 당했다”며 “처음엔 장난처럼 여겼는데 부하직원이 심각한 반응을 보여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도로 위에선 경찰관과 운전자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최근 음주단속을 받은 회사원 김모(35)씨는 “다른 사람이 불어댄 음주측정기를 들이대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감염된 누군가가 측정기에 침을 튀겼을 수 있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괴담으로 괴롭다.
(1)사례-광주 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사는 주부 A씨는 ‘신종플루’란 소리만 들어도 기겁을 한다. 최근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뿐인데 동네에서 ‘신종플루 감염자’라는 근거 없는 소문에 시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웃들의 수군거림에 울화가 치민 A씨는 결국 신종플루 확진 검사까지 하려 했지만 병원의 만류로 그만뒀고, 그 사이 아이의 감기는 다 나았다. 하지만 A씨는 “신종플루 감염 여부보다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더 무서웠다”고 하소연했다.
(2) 수학능력시험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학교와 학원가에선 신종플루로 인해 수능이 연기될 것이라는 억측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각종 수험정보사이트와 인터넷카페에는 ‘신종플루 대재앙 시나리오’ 같은 괴담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믿지 않는 분위기지만 일부 학교가 신종플루 환자 발생으로 휴교에 들어가고 학원가에서도 확진환자가 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은 신종플루가 이번 수능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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