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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석의 詩 한마당-할아버지와 개
2010년 01월 27일 00시 00분 입력
할아버지와 개 고운석 作
뼈다귀 하나 물고 가는 개
이 개 가는 길 막지 마라
여위고 목 꿰어진 자리 만지지 마라
절뚝거린 하루에도 포기하지 않은
개 고물이 든 쓰레기를 핥는다.
언젠가 거죽만 붙어 있던 할아버지
위태로운 허기가 만져질 것이다.
할아버지가 고물이 실린 수레를 끌고
어덕진 유촌리 골목길을 누비고 다녔다.
고물위로 흐르는 삶의 흔적
돌맹이 같은 주먹이 바퀴를 두드리는 아품을
밀고 밀리면서 피의 숨소리를 뚫으며
순교자처럼 할아버지는 나아가고 있었다.
수레바퀴 바람 빠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괜찮아, 수레를 잡아라
오늘도 할아버지는 수레에 고물을 부어 담아
끌고 나아가고 있었다.
눈에서 식식거린 개 가만히 내려놓은 당신
야윈 서러움에 쓰레기통 뒤져 먹이 꺼내준다.
이제는 더 못 볼 듯 멀어져 가는 할아버지
당시의 다리사이 파고든 개
수레를 끈다 네 개의 다리에 고물을 닫고....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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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