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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천순의 詩 한편
2010년 07월 18일 00시 00분 입력
얼씨구
안 천 순
깽매기가
고깔 쓰고 길을 잡으면
튼실한 두 다리는 땅을 밟아
하늘을 떠받치고
상모 끝은
하늘을 가르며 바람을 일으킨다
한껏 치켜 올린 북채
허공을 휘 젖고
소리와 춤사위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하다
태풍처럼 휘몰아 감았다가
물 흐르듯 맺힌 것을 풀어내
저녁놀처럼 잦아드는
우리의 소리
그리고 가락과 춤사위
잊혀버린 신명이 되살아나면
창공에 내걸린 깃발
잃어버린 옛 꿈을 찾아
갈기갈기
찢기며 몸서릴 치고
천지간엔
징소리만
홀로 시작과 끝을 맺는다.
*깽매기 : 꽹과리의 전라도사투리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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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