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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주의 詩
2010년 09월 26일 22시 22분 입력
화려한 외출
나종주
립스틱 짙게 바르고
살랑대는 바람에 스카프 휘날리며
외출을 서두르는 허수어미
큰아들 이름은 당연히 허수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자기 먹고 살 복은 가지고 나온다고
헛생각하며 낳은 둘째 허상이
기왕이면 다른 것도 하나 있어야지 하고
낳은 허순이
지나간 계절 동안
장맛비처럼 쏟아지는 등록금과 학원 수강료
맨 날 잦은 외박에 늦은 밤
갈지자걸음으로 들어오는 허수아비
명절이 되어도
참새 한 마리보이지 않는
하늘만 바라보다
땡볕에 까맣게 타버린 생각을 가슴에 품고
왕방울 같은 큰 눈 굴리며 갈 곳을 찾는다.
최용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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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