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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선 칼럼> 한국, 중국, 그리고 일본
2010년 12월 27일 00시 00분 입력
요즈음 화두는 글로벌 시대이다. 그래 글로벌 시대가 무엇인가? 국경, 인종, 언어의 경계를 뛰어넘어 세계가 하나의 권역으로 소통하는 시대라는 뜻이라고 하면 크게 틀리지는 않을 듯하다.
고대 더 정확히 말해 삼국시대 이전까지는 국가 간의 경계 개념이나 문화의 수수 관계가 영향을 주고받고 하는 그런 개념이 아니었나 보다. 그래서 우리 영산강 유역의 문화가 일본이나 중국에서 빈번하게 확인 되는지도 모른다.
가야의 유민이 신라에 불복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그 곳 문화에 끼친 영향이나 백제에게 병합 당한 마한의 유민과 백제 사람들이 일본에 가서 정착하면서 그 곳의 문화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 것 등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문화 형성의 동인이었다고 생각된다.
아무튼 중국과 일본의 고대 문화를 말하면서 우리의 영산강 유역 문화를 빼놓을 수 없음은 학계의 일반적인 주장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에게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지금은 글로벌 시대라 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시대적 흐름에 대비하여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중국과 일본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하는 경향이 적질 않다. 일본에 대해서는 임진왜란과 강제 병탄의 분노를 배경으로 접근하면서 그들의 질서 유지나 국가에 대한 희생정신 등을 간과하기 십상이다. 중국에 대해선 우월적이며 선민적인 태도를 갖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래서 중국에 가면 그 곳 사람들을 어딘지 모르게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기 일쑤이다. 물론 그런 데에는 그네들의 제품이나 상술이 우리를 웃음 짓게 하는 면이 없질 않지만 자칫 그 것이 중국의 진면목인 것으로 여긴다면 그 것은 크나큰 오산이다. 다른 것은 놔두고라도 고대 문화에 대한 중·일 두 나라의 인식과 활용 능력은 우리를 무색케 한다. 광주 신창동 유적이나 나주의 반남과 복암리 유적 등은 중·일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것을 자원화, 곧 문화관광자원화 하는 데에는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광주가 글로벌 시대에 따라 중·일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다른 무엇이 있는지 그 대안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이나 일본은 고대 유적에 대해 귀중한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예컨대 중국 성도의 금사강 유적이나 삼성태 유적은 유물 전시관을 건립하고 휴게 시설과 편의 시설을 갖춘 뒤 시민의 휴식처 또는 관광지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 또한 구주의 요시노가리 유적을 훌륭한 학습지, 나아가 관광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앞서 말한 중·일의 유적은 우리의 신창동 유적과 그 시대가 비슷하다. 물론 거기서 발굴된 유물 또한 우리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런데 왜 우리와 중·일 사이의 고대 유적에 대한 활용 태도나 능력은 엄청나게 다른 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교육 담당자나 관광 책임자의 잘못인가? 아니면 고대 유적에 대한 인식의 결여인가? 우리가 글로벌 시대를 운운하면서 한·중·일의 공통분모를 찾아 그 것을 활용하여 국익에 도움을 주게 하는 데에는 왜 인색한지 현재로선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우리는 영산강 유역 문화라는 엄청난 잠재 관광 자원을 갖고 있는 행복한 시민이요 도민이다. 문제는 그 것을 어떻게 활용하여 국익에 도움을 받을 것인지 고민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너무나 안타깝고 짠한 면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한류 운운하면서 우리가 마치 일본이나 중국을 선도하거나 이끌어간다고 착각들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또는 대중 가수의 영향이 언발에 오줌 누기식으로 당분간은 통할지 모르겠지만 그 것은 어디까지나 미봉책에 불과하다. 우리는 한·중·일 삼국의 문화로부터 소통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 것은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문화의 공통분모를 통하여 의식의 공통 유전자를 자극하는 면에 관심을 쏟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 훌륭한 자원이 즐비한 우리 지역, 이런 훌륭한 원생성 자원이 우리의 보물임을 다시 한 번 일깨우기 바란다.
최한선<전남도립대 교수·전남문화재연구원장>
파인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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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