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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13일에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실시한다. 전국 1,340여 농협, 축협, 수협, 산림조합에서 자주적인 협동조직인 조합을 이끌어갈 대표자 즉 조합장을 조합원 스스로 선출한다. 조합의 미래와 조합원의 복지는 조합장의 리더십에 따라 좌우되고, 조합의 운영에 따라 지역 경제와 주민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기에 공직선거 못지않게 매우 중요한 선거이다.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와 마찬가지로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도 관할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관리 전반에 관한 사무를 관리하게 되며, 선거일에는 각 읍·면에 1개의 투표소가 설치된다. 구·시·군단위로 작성되는 통합선거인명부를 활용하기 때문에 화순군 지역 조합의 선거권이 있는 조합원은 화순군 관내에 설치된 가까운 투표소에 가셔서 투표할 수 있다.

2004년 조합법이 개정되어 각 조합에서 개별적으로 임기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여 선거를 치러왔고, 2014년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전국동시에 조합장선거를 실시하여 왔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조합장선거를 관리하면서 그 동안 만연해 있던 금품선거는 점차 사라지고는 있지만 완전히 깨끗해 졌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또한 일반 국민이 아닌 조합원들만이 선거권을 가지고 있어 조합의 특성과 지역성으로 인하여 혈연, 학연, 지연 등에 따라 투표하는 경향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또한 공직선거와 달리 예비후보자 제도가 없고, 13일간의 선거운동기간에 후보자만이 선거운동이 가능하고, 선거운동방법도 다양하지 않고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투표 경향을 높이는 데 일조를 한다고 생각된다. 후보자가 선거권자인 조합원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알릴 수 있도록 선거운동 방법 등의 확대가 필요한 부분이나 이는 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으로 논의 과정을 거쳐 점차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조합을 이끌어갈 조합장은 당선 후 4년 임기동안 조합의 발전과 조합원 소득 향상으로 지역경제를 이끌어 나가게 되므로 더욱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이익관계나 후보자 출신지역, 학교, 혈연 등에 따라 선택해 온 것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특히 후보자가 공약보다는 혈연, 지연 등에 호소하면서 선거를 치러왔다. 이처럼 공약에 의한 정책선거는 조합장선거에서 후보자나 조합원에게 아직은 정착되지 않는 것 같다.

2006년 5. 31. 지방선거에서부터 혈연·학연·지연 등의 연고주의와 비방·흑색 선전 등 네거티브 선거, 당선만을 위한 선심성 공약, 금권 등을 통하여 당선되려는 기존의 선거관행을 극복하고 정책공약 및 실천으로 평가받는 선거문화를 이룩하기 위하여 매니페스토 운동을 도입하였다. 매니페스토 운동이란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지킬 수 있는 제대로 된 “정책공약”을 제시하는 것으로, 구체적인 목표, 실시기한, 이행방법, 추진 우선순위, 재원조달방안 등을 함께 제공하고 이에 대하여 조합원은 조합장선거 후보자의 공약을 서로 비교하여 구체적으로 작성된 것인지, 조합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한 것인지, 실현가능한 것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표하고, 선거 후 당선인은 선거 때 자신이 제시한 공약을 실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조합원은 당선자가 제시한 공약이 임기 중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지켜본 후 다음 선거에서 지지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조합장선거에서 정책선거가 정착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일까? 후보자와 조합원이 매니페스토 즉 정책선거에 대하여 정확히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합장은 조합을 대표하는 자리로 지위와 권한이 클 뿐만 아니라 주요 사업에 대한 집행권한도 가지고 있어 효율적인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약 구상 및 제시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조합장선거는 예비후보자 제도가 없어 신규 후보자의 경우 본인을 알릴 기회가 더욱 적으니 차별화되고 구체적이며 선심성 공약이 아닌 매니페스토 공약을 제시하여 조합과 지역발전, 조합원의 소득증대 등에 대한 뚜렷한 방향, 해결과제와 우선순위, 구체적인 계획, 일정, 재원조달방안을 명확히 제시하여 이에 대한 조합원의 선택을 구하는 선거운동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조합원은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에 대한 구체성과 실현가능성 등을 판단하여 후보자를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투표일 투표로 주권을 행사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인 자세로 후보자에게 의견을 제시할 필요도 있다.

이번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후보자는 정책을 통해 공정하게 경쟁하고, 유권자인 조합원은 조합을 위해 어느 후보가 실현가능한 정책과 공약을 내세우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최선의 후보를 선택하는 깨끗한 투표로 튼튼한 조합이 될 수 있는 선거가 되기를 희망한다.

화순군선거관리위원회 관리계장 이장성